지난 2003년 미국 <폭스TV>에서 방영된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는 가난한 남자가 백만장자를 가장해 자신의 배필을 찾는 리얼리티 쇼다. 대부호가 한명의 파트너를 선택하지만 실은 자신이 백만장자가 아닌 중장비 운전기사임을 고백하는 ‘반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프라하의 연인> 후속으로 오는 11월26일 전파를 타는 동명의 드라마는 이 TV쇼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설정하에, TV쇼를 통해 ‘돈’으로 맺어진 커플이 TV쇼 이후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는다. “돈으로 사랑도 살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사랑이 제일임을 말해주고 싶었다”는 게 제작진의 이야기.
중장비 운전기사를 대신할 드라마 속 가짜 백만장자는 설렁탕집 배달원 김영훈(고수)이다. 거액의 유혹에 TV쇼에 출연한 그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첫사랑 한은영(김현주)을 만나 커플을 맺는다. 전국 방방곡곡 얼굴이 알려진 탓에 뜻하지 않게 계약커플이 되고, 진짜 백만장자인 TV쇼 PD 유진하(윤상현)와 방송사 사주 딸 정수민(손태영)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애정관계를 형성한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위해 코믹로맨스영화를 모두 섭렵했다는 고수의 유쾌한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그린로즈>의 무게를 벗어던진 그는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될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파란만장 미스김>을 잇는 김현주의 억척연기와 박근형, 황인철 등 중견배우들의 감초연기도 눈길을 끈다.
총 24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는 사실도 드라마에 거는 기대를 증폭시킨다. 3회에서 7회에 걸쳐 방영될 TV쇼 장면을 위해 1억원을 들여 15일간 프랑스 파리, 보르도, 미랑보 로케를 진행했을 정도. 시작 전부터 6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통째로 빌린 프랑스 고성과 하루 대여료 400만원에 달하는 초호화 요트 등 아름다운 풍광이 분명 보는 재미를 더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