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은 엠시 겸 가수 신정환(사진 왼쪽)이 당분간 방송 프로그램에서 일제히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정환이 고정 출연 중인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만 한국방송 <상상플러스> <해피선데이>, 에스비에스 <실제상황 토요일> 등 3개다. 모두 오락프로그램이다. 그가 방송에서 제외됨에 따라 프로그램 제작은 파행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신정환 사건으로 인기 연예인의 겹치기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 3사 오락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 중인 연예인으로는 강호동 김용만 김제동 남희석 박수홍 신동엽 유재석 이경규 이혁재 이휘재 지석진 등이 꼽힌다. 이들 중 많게는 3~5개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하는 등 10여명의 인기 연예인들이 방송사 오락 프로그램을 독과점하는 셈이다.
유재석(가운데)은 한국방송2 <해피투게더 프렌즈>, 문화방송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와 <토요일-무모한 도전>, 에스비에스 <진실게임>과 <일요일이 좋다-X맨>에서 모두 엠시를 맡고 있다. 신동엽(오른쪽) 역시 문화방송 <일요일 일요일밤에>, 에스비에스 <즐겨찾기>와 <신동엽의 있다! 없다?> <실제상황 토요일-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진행한다.
최근 들어서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아나운서들도 오락프로그램에서 망가지는 것을 즐기듯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
이른바 잘나가는 연예인을 주말 프로그램들에 집중 배치하다 보니, 이들 프로그램은 남녀 짝짓기, 신변잡기, 팀대항 게임 위주로 만들어져 내용에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스타들의 입담과 캐릭터에 기대 프로그램을 만든 결과, 주말 오락프로그램에선 독창성과 실험성, 다양성을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 몫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권리가 박탈되는 셈이다.
이런 문제점은 방송사들이 재치있는 입담과 순발력이 검증된 사람만 쓰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청률 경쟁과 젊은층 위주 제작에 사로잡힌 제작진의 안이한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연예인 겹치기 출연 때문에, 나이가 많거나 신인 연예인들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또 다양한 자질과 개성이 있는 신인 발굴을 가로막는 결과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