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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13장면 삭제, 김수용 감독의 육성 증언, <허튼소리>

그 유명한 똥물을 뒤집어쓰는 장면도 DVD로 온전히 볼 수 있다.

아직도 회자되는 ‘검열에 의한 13장면 삭제’로 유명한 영화 <허튼소리>. 한국영화에 가해진 무자비한 검열의 역사 속에서 반드시 언급되는 이 영화는 개봉 16년 만인 2002년 원판이 복원되며 극적으로 부활했다. 하지만 검열 이전에 ‘왜 하필이면 파계승 중광이냐’는 말로 요약되는 불교계의 반발 때문에 제작과정 역시 험난했다. 1980년대는 중광의 악명이 한창 높았던 때. 그가 첫 출가했던 통도사에 갔을 때조차 촬영은 여지없이 거부당했다. 절 바깥은 청주 법주사에서, 안은 수원의 용주사에서 찍어야 할 정도였고, 낙산사 홍련암에 갔을 때는 촬영팀이 시주까지 하면서 사정사정하여 겨우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찍은 영화는 ‘왜 제목이 허튼소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냐’면서 억지로 ‘중광의…’를 붙이는 것으로 시작하여 주요장면의 삭제라는 최악의 수난을 당하고 말았다. 중광이 전사 군인의 유골을 묻는 대목에서는 ‘국군이 인민군과 함께 묻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그가 분신을 시도하는 장면에서는 ‘방화를 그려 불온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군사독재 사회상을 애써 우회적으로 표현하려 했던, 김구 선생 동상 앞에서 중광이“뵐 낯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DVD에 수록된 김수용 감독의 음성해설은 이렇듯 엄혹한 시대와 표현의 자유가 맺는 관계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DVD 출시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수장이었다는 사실은 <허튼소리>라는 영화와 타이틀의 존재 자체가, 한국 영화사 속의 하나의 커다란 아이러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중광은 촬영장에서 카메라 옆에 바짝 붙어 이런저런 ‘코치’를 했었다고.

극중에서 낭송된 천상병 시인(정진)의 시 <새> 역시 당시 큰 탄압을 받았다.

중광의 진품 도자기가 사용된 장면. 중광 자신조차 촬영에 반대했다고 한다.

감독은 스토리보다는 영상 표현의 가능성을 중시한 여러 장면들을 삽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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