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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다시 채우거나 다시 느끼거나,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

트렌드는 이렇다. <섹스&시티> 이후 여자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경쾌하게 전개하는 시트콤은 시청자와 PD 모두의 꿈이 됐다. 한국에는 <올드미스 다이어리>가 있다. 매회 다양한 에피소드로 리얼리티도 살리고, 극적인 재미도 잃지 않았던 미덕의 시트콤이다. <올드미스…>의 후속작으로 11월7일부터 선보이는 시트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도 이런 유행을 충실히 따른다. 세 자매의 일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자 삼총사 구도뿐만 아니라 시트콤과 드라마의 중간 형태라는 점도 지금 트렌드와 일치한다. 애초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일일연속극 스타일의 제목에서 결국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라는 감각적인 제목으로 갈아탄 것부터가 그렇다. 여기에 이재우 PD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시트콤과도 선을 긋겠다고 한다. “오버 연기를 통해 억지웃음을 끌어내지 않겠습니다. 탄탄한 이야기로 극적 재미를 주는 것이 목표예요. 그래서 한회에 한 가지 에피소드로 끝내는 기존 시트콤과 달리 한 에피소드로 몇회 동안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소재에서도 러브스토리와 육아, 실업, 이혼 등에 관한 사회적인 이슈를 버무려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시트콤은 진주, 선주, 미주 자매와 그들의 남자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혼녀’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사는 소믈리에 진주(변정수)는 전남편 동우(정찬우)를 만나 애틋한 감정을 다시 느낀다.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전업주부 선주(김태연)는 남편 성태(변우민)가 아닌 다른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꾼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스포츠 에이전트 미주(한민)는 프로골퍼 윌리엄 H. J. 리(김현중)와 티격태격하며 미운 정을 키운다. 어떤 사랑으로든 자신을 채우거나(refill) 다시 그 사랑을 느끼길(re-feel) 기다리는 이들 캐릭터들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건 ‘비주얼이 되는’ 화려한 캐스팅. 개그맨, 모델,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다양한 매력과 특별한 재미를 기대하게 한다. 그들이 던지는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라는 질문이 사랑을 인스턴트 식품으로 전락시킨 것 같아 내심 못마땅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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