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s 1999년, 감독 데이비드 러셀 출연 조지 클루니 <HBO> 8월4일(토) 밤 10시
이거 화끈한 전쟁영화 아닌가? <쓰리킹즈>는 이같은 기대를 저버린다. 영화에 등장하는 군인들은 전쟁보다는 금괴에 더 관심이 많고, 애국심 따위는 잊어버린 지 오래다. 심지어 적에게 인질로 붙잡혀서도 휴대폰을 이용해 고향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 정도. <쓰리킹즈>는 기발한 유머감각을 동원해 관객을 웃기면서 그럴듯한 액션장면을 갖춘 오락영화인 셈이다. 데이비드 러셀 감독은 <스팽킹 더 몽키>(1994년작)가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면서 명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다음 작품 <디제스터> 영화 역시 미국 평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평론가 로저 애버트는 데이비드 러셀에 대해 “순수하게 영화 만들기의 즐거움에 취해 있는” 연출자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MTV의 영향과 인디영화의 정신, 그리고 장르영화 비틀기 등 다양한 재주를 과시하는 감독의 영화를 보노라면 이해가 갈 만하다. 조지 클루니와 마크 월버그, 그리고 스파이크 존스 등의 배우들이 이 어눌하기 그지없는 액션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걸프만에 주둔한 미국 군인들은 전투가 없는 무료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날 이라크 포로의 몸에서 한장의 지도가 발견된다. 지도엔 사담 후세인이 금을 숨겨둔 벙커 위치가 그려져 있다. 냉소적인 성격의 아치 소령과 칩과 트로이 등의 병사들은 상부 몰래 지도를 빼내 금괴를 찾아나선다. 종군기자의 끈질긴 추격을 물리치고 이들은 결국 금괴를 발견한다. 하지만 정전협정을 무시한 채 이라크 군인들과 맞선 아치의 행동 탓에 트로이가 인질로 잡힌다. 설상가상으로 금을 운반할 적당한 방법을 찾지 못한 아치 일행은 이라크 반군들과 손을 잡기에 이른다. 데이비드 러셀 감독은 아이디어를 동원해 영화에서 몇 가지 볼거리를 선사한다. 총알이 사람의 몸을 뚫고 지나가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엽기적인 장면이 좋은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