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지구인끼리도 서로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 일이 많다. 하물며 외계인이 지구인을 바라본다면?
이런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28일 저녁 7시5분 전파를 타는 에스비에스 파일럿(시험제작) 프로그램 <신기한 지구인>(남규홍·김진성 연출)이다.
사람이 사람을 바라보며 흔히들 느낄 동정심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사람이 미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냉철하면서도, 어린 아이가 땅바닥에 주저 앉아 개미의 움직임을 바라볼 때의 호기심처럼 흥미로운 시선이다. 그래서 같은 사람끼리 이해할 수 없었던 궁금증들이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나간다.
첫 탐구 주제는 ‘거짓말’이다. 축구 선수의 ‘할리우드 액션’, 정형외과 병동의 가짜 환자들, 거짓 제보 등의 사례를 외계인이 바라본다는 가정 아래 풀어본다. 동화를 통해 거짓말을 학습하는 유치원과 거짓말 탐지기 조사 현장도 둘러본다.
2살부터 21살까지 있는 9남매의 일상도 들여다본다. 어린이의 잦은 거짓말은 사랑을 받기 위한 본능에서 비롯된다는 탐구 결과로부터, 생후 5달부터 사람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과학적 설명이 곁들여진다.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자주 거짓말을 하는지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렇다면 사람은 거짓말을 배워서 하는 걸까? 아니면 본능일까? 동물의 사례로 알아본다. 위기를 맞아 다친 척 아픈 척 적을 유인하는 물떼새와 동료들을 속이고 먹이를 독차지하는 침팬지 등으로부터 인간의 거짓말을 둘러싼 본성을 견줘 본다.
뻔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미련한 사람의 모습은 바람둥이를 통해 생각해보고, 이를 통해 사람이 할 수 있는 거짓말의 한계도 실험한다.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커다란 나무가 됐다는 어머니의 거짓말을 믿고 자라 세계적인 나무 학자가 된 백영화씨의 사례에서, 선의의 거짓말이 지닌 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연출자 남규홍 피디는 “별난 인간에 대한 소재와 비슷비슷한 가벼운 포맷만이 넘치는 요즘 ‘인간본성’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