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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흑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흑인 영화 2편

<보이즈 앤 후드>

<뉴 잭 시티>

‘지금껏 영화 속 흑인은 주류 앵글로색슨의 시선으로 다뤄졌다.’ 멜빈 반 피블스는 <귀여운 스윗백의 난폭한 노래>(Sweet Sweetback’s Baadasssss Song, 1971)를 발표하며 그렇게 말했다. <귀여운 스윗백>은 인종, 계급, 이념 갈등을 거친 형식에 담은 진정한 흑인영화의 선언이었으나, 이로 인해 시작된 블랙스플로이테이션영화는 이후 변질된 방향으로 전개된다. 그가 현실에 바탕을 둔 성가를 위해 이용했던 섹스와 폭력이 전면으로 노출되자 흑인선정영화는 10년의 역사를 넘기지 못한다. 그리고 1989년, 스파이크 리가 <똑바로 살아라>를 만든 데 이어 1991년에 멜빈 반 피블스의 아들인 마리오 반 피블스와 존 싱글턴이 <뉴 잭 시티>와 <보이즈 앤 후드>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흑인영화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었다.

끔찍했던 레이건-부시 시대를 관통하는 두 영화는 갱스터 액션과 진지한 드라마를 통해 미국 동·서부에 사는 흑인의 실상을 드러내며 평단의 지지와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다. 두 감독은 탄탄한 입지를 마련했고, 웨슬리 스나입스, 쿠바 구딩 주니어, 아이스 큐브, 로렌스 피시번 등의 배우는 백인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게 됐다. 하지만 이어진 결과는 질이 떨어지는 아류영화의 범람이었으니, 흑인영화는 기존 할리우드영화에 편입되면서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렇게 또 한번의 기회는 사라졌고, 그 배경에는 언제나처럼 탐욕스런 자본의 덫이 놓여 있었다.

얼마 전 마리오 반 피블스와 존 싱글턴은 사뭇 성격이 다른 영화를 발표했다. <4 브라더스>나 <패스트 & 퓨리어스2> 같은 상업영화의 노선을 따르고 있는 싱글턴에게 가슴과 영혼이 있었던 데뷔 당시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은 단지 꿈으로만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마리오 반 피블스는 <배드애스>(Baadasssss!, 2003)를 만들며 <귀여운 스윗백>에 경의를 표한다. <귀여운 스윗백>에서 창녀와 섹스를 나누는 십대 소년을 연기했던 그는 이제 아버지와 흑인영화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역시 문제는 성공이 아니라 ‘어떻게 생존하느냐’다. 두 영화가 특별판 DVD로 나란히 선보인다. 두 감독은 음성해설에서 제작배경, 영향, 배우들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들려준다. 메이킹필름은 최근에 제작진과 배우들과 나눈 인터뷰와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는 편이며, 그외에 뮤직비디오, 음악과 할렘의 역사에 관한 특별영상, 삭제장면 등을 수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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