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 주말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대박 조짐을 보인다. 지난 2일 방송된 4회 가구 시청률이 22.2%(티엔에스 미디어코리아, 에이지비 닐슨미디어리서치 21.9%)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같은 시간대 한국방송 <칭기즈칸>과 문화방송 <신돈>과의 차이를 벌려나가고 있다.
다른 드라마에 견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두 주인공 전도연과 김주혁의 열연 덕이다. 전도연이 맡은 재희가 대통령의 딸이라는 극중 설정에도 불구하고 털털한 이미지로 부담없는 호감을 자아냄에 더해, 전도연의 자연스러운 외모와 연기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주혁이 연기하는 상현은 터프한 남성적 이미지와 조심스럽게 드러나는 내면의 상처가 캐릭터의 호소력을 더한다. 특히 김주혁은 연기력이 한층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코 프라하의 고풍스러운 풍광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한몫을 더했으며, <칭기즈칸>과 <신돈>의 부진에 따른 반사 이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4회 방송분에서부터 본격적인 인물 관계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상현을 떠난 옛 연인 혜주(윤세아)가 낳은 아들의 아버지가 상현·재희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영우(김민준)의 아버지라는 설정 등은 상당한 논란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승우(앤디)까지 가세하면서 이복 형제가 셋씩이나 등장한다. 재벌 총수가 세 명의 이복 형제를 아들로 둔다는 패륜적인 설정은 억지스러운 대목이다.
일부 출연자들의 연기도 적잖은 문제를 낳고 있다. 김민준의 연기는 별반 나아진 게 없으며, 가수 출신 앤디의 미성숙한 연기는 어색하기만 하다. 배경이 서울로 바뀌면서, 장점이었던 이국적 풍경도 사라졌다.
전도연 등 스타급 연기자에 대한 인지도와 프라하의 풍경, <파리의 연인> 시리즈라는 유명세 등에 끌린 시청자들이 복잡한 극적 갈등과 인물관계, 익숙한 배경, 일부 어색한 연기 등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