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탄생 여부 관심거리
한국방송과 문화방송이 일주일 간격으로 일일연속극을 새 단장하며 올 가을 안방극장을 놓고 불꽃 튀는 자존심 경쟁에 들어갔다.
한국방송은 ‘가족’으로, 문화방송은 ‘멜로’로 승부를 건다. 다행히 두 드라마 모두 그동안 ‘고질적 병폐’라고 지적한 출생의 비밀이나 이복형제와의 삼각관계, 암이나 백혈병 같은 시한부 삶, 기억상실증 환자를 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별난 여자 별난 남자>(극본 이덕재 연출 이덕건)는 전통적인 가족 드라마에 강한 ‘한국방송다운 드라마’다. 집안 환경 차이로 고민하고 세대간의 갈등도 보여 주는 등 전형적인 일일연속극의 얼개를 가져가지만 대립과 갈등보다 가족의 애정에 더 무게중심을 두게 된다. 종남(김아중)은 억척스럽고 생활력이 강한 분식집 점원역을 맡아 홈쇼핑 회사 고위 간부로 나오는 석현(고주원)과 사랑을 엮어간다.
새달 3일부터 방송되는 <맨발의 청춘>(극본 조소혜 연출 권이상 최도훈)은 ‘맨발’로 대변되는 가진 것 없는 젊은 남녀를 다룬 복고풍 멜로 드라마다. 복서 지망생이지만 심장질환으로 좌절하는 기석(강경준), 백마탄 왕자를 꿈꾸다 가난한 복서와 사랑에 빠지는 내레이터 모델 경주(정애연), 고급 술집 사장 민여진(우희진)이 밀고 당기는 삼각관계를 그린다.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오는 하유미가 고두심과 연적관계를 이루는 등 중견 연기자들의 맛깔스런 감초 연기도 기대된다.
드라마 속 이야기와 별도로 드라마 밖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2가지로 손꼽힌다. 우선 문화방송의 ‘수성’이냐, 한국방송의 ‘역전’이냐가 초미의 관심이다. 30% 안팎의 시청률로 효녀드라마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문화방송의 <굳세어라 금순아>와 시청률 20%대로 맹추격해 온 한국방송의 <어여쁜 당신>이 비슷한 시기에 시청률 경쟁 바통을 넘겼기 때문이다.
지난 설 연휴 바로 뒤인 2월 14일 두 방송사는 동시에 일일연속극을 내보낸데 이어, 추석이 끝나자마자 일주일 간격을 두고 새 작품을 내놓는 등 방송사들의 치열한 경쟁을 지켜보는 재미도 솔솔할 것 같다.
또 하나는 일일 연속극의 ‘또 다른 신데렐라’가 나올지가 관심거리다. 요즘 일일 드라마는 신인급을 과감히 등용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일일 드라마에서 신인급 주연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스타급 연기자들의 몸값이 너무 비싼데다, 인기 연기자들로서는 영화 출연 등을 생각해 6개월 가량 한 작품을 하기에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굳세어라 금순아>에선 한혜진·강지환, <어여쁜 당신>에는 이보영·김승수, 앞서 <왕꽃선녀님>의 이다해 등이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스타덤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