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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이 동서야, <굳세어라 금순아>

세상의 모든 시어머니들이 ‘페어플레이’할 그날은 올까

네. 안녕하십니까? ‘며느리에게 딴 남자가 있다’배 여성 챔피언 타이틀 매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1라운드 홍코너 금순이 손윗‘동서’ 선수, 청코너 시어머니 선수…. 금순이 선수는 곧 있을 2라운드를 준비 중이죠? 앗, 말하는 순간, 시어머니 선수 어퍼컷을 날립니다. 이런, 동서 선수, 전남편과 애를 빼돌린 게 탄로났군요. “왜 느닷없이 시완이가 니 아들을 키워야 하니? 왜? 걔가 무슨 죄가 있다고?” 오호, 지금껏 자신만만 당당하던 커리어우먼 동서 선수, 찍소리 못합니다. 여기서 말 너무 잘했다간, 말로 시어머니 뺨을 때린 며느리로 심사위원들의 경고를 받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전례가 있죠? 네. 금순이 동서 선수. 지금껏 들고 있던 주먹을 내리고, 조용히 링 바닥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주특기인 ‘논리적이어서 싸가지 없는 잘난 여자 말투’는 오늘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네. 아, 저기! 네. 이 경기를 알선한 금순이 동서의 남편이 보입니다. 네. 조용히 링 바깥에서 정장차림으로 관망 중입니다. 아까 동서 선수에게 매니저답게 뭐라고 조언했는지 들어볼까요? “그러니까 이번엔 네가 양보해. 너도 꼭 이렇게까지는 분란 만들고 싶지 않을 거 아냐?” 저런저런, 동서 선수가 ‘분란’을 만든다고요? 이 경기를 알선한 게 남편 아니었나요? 허허, 남편 선수… 폼 하난 근사하군요. 입고 있는 양복이 아무래도… ‘조지 알만해’ 정장 같은데요?

네. 이 싸움을 지켜보는 금순이 선수,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남 일 같지 않겠죠? 말하는 순간, 동서 선수, 납작 엎드리기 기술을 선보입니다. “용서해주세요. 어머니.” 아, 안타깝군요. 며느리만 아는 신종 기술을 기대했는데…. 선수들 정말 기술이 옛날과 전혀 나아진 거 없군요. 앗, 이때, 시어머니 선수, 동서 선수의 얼굴을 냅다 후려갈깁니다. “이혼해라.” 셉니다. 역시 시어머니 선수답군요. ‘내 아들이니까 내 맘대로’ 의지가 실린 한방입니다. 급이 다르다 이건가요? 앗! 말하는 순간에도 시어머니 선수, 쉬지 않고 연타를 날립니다. “아니다. 혼인 신고도 안 했으니까, 네가 짐을 싸서 나가면 되겠네.” 저런. 동서 선수, 자기가 친 덫에 자기가 걸린 꼴입니다.

해설가 노소장님. 오늘 이 경기를 어떻게 보십니까? 결국엔 막상막하 난투극으로 끝날까요? “그럴 순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 사전에 따르면 시어머니란 하느님과 동기동창이거든요. 더구나 저 동서 선수, 잘난 척 설치더니, 보기 좋군요.” 앗, 동서 선수, 시청자 평판이 좋지 않군요? 네. 이 말하는 순간, 동서 선수, 수건을 집어들었습니다. 던지려는 건가요? 땀을 닦으려는 건가요? 지금까지, 시어머니와 며느리 선수 더티 플레이 현장에서 생중계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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