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음반 <Early Hits of the Mongoose>(2004)로 정식 활동을 시작한 3인조 몽구스는 음반과 공연을 함께 챙겨야 할 인디 밴드다. 음반을 먼저 들은 이들은 몽구스의 생동감 넘치고 ‘댄서블’한 라이브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반대의 경우엔 요 라 텡고(Yo La Tengo)풍의 절충적이고 감성적인 레코딩에 놀라기 때문. 그러니까 몽구스의 음악은 음반으로 들을 때와 라이브로 볼 때 느낌이 퍽 다르다는 얘기다. 몽구(보컬, 키보드)와 링구(드럼) 형제가 골방에서 빚어낸 데모 음원들이 정식 데뷔작의 소스였다는 점, 따라서 공연장에서 빛을 발하는 슈샤드(베이스 기타)의 연주는 데뷔작에 부재했다는 점은 ‘음반과 공연의 차이’를 낳은 주요인이다.
‘비로소’ 슈샤드의 연주가 레코딩에 포함된 2집 <Dancing Zoo>(비트볼레코드 발매)가 발매 전부터 ‘결과가 궁금한 음반’으로 주목받은 이유는 그런 맥락에서다. 미리 말하면, 2% 부족하긴 하지만 ‘라이브에 많이 다가간 레코딩’이다. 일렉트릭 기타의 공백까지 메우는 슈샤드의 베이스는 공연과 음반의 차이를 좁히고 그루브와 댄스 지향적인 숨결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클 잭슨 송가 <Michael Jackson>과 요절 뮤지션 이언 커티스(조이 디비전) 헌정곡인 <마지막 도마뱀>은 슈샤드의 ‘전기 기타 같은 베이스’를 감식할 수 있는 사례이자 몽구스 음악의 유전자를 가늠할 수 있는 예이다. ‘수줍은 누구라도 춤추게끔 하는’ <I’m a Monster>는 포스트펑크와 네오 사이키델릭과 신스팝, 달리 말해 록음악과 댄스음악을 결합한 이들 음악의 본령을 잘 드러낸 곡이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언어다. 수록곡 대부분의 제목과 가사가 영어였던 전작과 달리 이번 음반은 수록곡의 2/3가 한국어로 되어 있다. 이 당연한 변화가 아니었다면, “나빗가루 립스틱 떨리는 그 숨비소리/ 설레던 사월의 웃음은 숨결로 이 밤에 나빌레라”로 시작되는 먹먹한 연가(戀歌) <나빗가루 립스틱>의 매력은 반감했을 것이다. 이번 음반의 변화, 아니 몽구스의 진화를 앞서 언급한 베이스 기타의 가세와 한국어의 대폭적 수용으로만 환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음반이 한뼘씩 성장해가는 인디 신의 오늘을 증명하고 내일을 예시하는 뛰어난 음반이란 점은 분명하다. ‘홍익대 앞’에 대한 작금의 비열한 공세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