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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멋대로 끝내기 ‘여전’
윤영미 2005-08-24

SBS 사랑한다 웬수야·MBC 사랑찬가 조기종영 시청률 부진·파행적 내용등 이유

<사랑한다 웬수야>

에스비에스와 문화방송이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드라마를 조기 종영하기로 해 잡음이 일고 있다.

에스비에스는 지난 7월15일 방송을 시작한 금요 드라마 <사랑한다 웬수야>(극본 윤정건, 연출 성준기)를 애초 24부에서 18부로 축소해 빨리 끝내기로 결정했다. 에스비에스쪽은 “미니 시리즈는 원래 16부에서 24부 사이로 기획해 시청자 반응 등을 보고 조정을 한다”며, “<사랑한다 웬수야>는 스토리가 약하고 템포가 늦어서 18부로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하희라, 김영호, 지수원, 권해효 등이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30대 부부의 결혼과 이혼 문제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방송사쪽의 이런 결정에 대해 일부 연기자들은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 드라마에 출연 중인 한 연기자쪽은 “24부로 계약을 해놓고서 조기 종영을 하려 한다면 사전에 연기자들과 협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스토리 문제는 드라마를 시작할 때 이미 다들 알고 있던 사실인데도 방송사쪽이 엉뚱한 핑계를 대고 있다”고 반발했다.

다른 출연자의 매니저도 “시청률 부진 등의 이유로 일방적으로 조기 종영을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앞서 방영된 금요 드라마보다는 오히려 시청률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일까지 12회가 방송된 <사랑한다 웬수야>는 전작 <꽃보다 여자>의 평균 시청률 8.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보다 높은 10.2%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문화방송도 지난 5월14일 시작한 주말 드라마 <사랑찬가>(극본 최윤정, 연출 김승수)를 오는 9월 말 4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은규 드라마국장은 23일 “<사랑찬가>는 방송 초기부터 주요 출연자들의 출생의 비밀, 파격적인 내용 등으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문제 제기가 있어왔다”며, “애초 50회 예정이었던 것을 10회분 줄여 종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서희, 전광렬 등이 출연한 <사랑찬가>는 호적상의 이모(김민)와 조카(김지훈)의 사랑을 비롯해 자살소동과 복수극 등 주말극에 어울리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 설정과 비정상적인 인물 성격 등으로 방영 초기부터 줄곧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시청률도 10%의 등락을 거듭하며 30위권 밖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17회 방송분부터 연출자 등 문화방송 제작진이 철수하고, 외주 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에서 모든 제작과정을 전담해오는 등 진행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김종학프로덕션쪽은 “아직 (조기종영을) 문화방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않았다”며, “만약 조기종영을 하게 된다면 드라마의 시놉시스 수정이 불가피할 듯하다”라고 말했다.

지상파들의 잇단 드라마 조기 종영에 대해 대중문화 평론가 노정태씨는 “드라마 조기 종영은 후속 드라마 기획을 불안정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드라마의 전반적인 질 저하로 이어져 결국 시청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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