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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관] 성범죄자들이 없어질 그날까지, <특수수사대 SVU4>
김현정 2005-08-11

스테이블러 형사와 그 동료들은 날마다 지옥을 보아야만 한다. 폭행당한 어린아이가 쓰레기통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소아성애자들이 아이를 가지고 놀다가 죽여버리고, 살인을 쾌락으로 즐기는 도시. 뉴욕의 범죄 중에서도 가장 잔인하고 추악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은 몇년이 지나도록 범죄 앞에서 무감각해지는 법을 익히지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특수수사대 SVU>는 분노와 충격으로 떨리는 듯한, 독특한 감정을 품은 TV시리즈가 되었다.

<특수수사대 SVU>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TV시리즈 중 하나인 <뉴욕 특수수사대 Law & Order>에서 파생됐다. 드라마를 끌어가는 인물은 엘리엇 스테이블러와 올리비아 벤슨 형사. 스테이블러는 침착하고 논리적이지만, 자신의 가족도 희생자가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예민한 가장이 되었다. 어머니가 강간을 당해 태어난 벤슨은 강간과 살해사건을 수사할 때마다 과거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움에 휩싸인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가장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인물 또한 벤슨이다. <특수수사대 SVU>는 이들 주변에 여러 인물을 배치해 팀워크가 주는 수사극 특유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신경질적으로 생겼지만 유머감각이 풍부한 먼치 형사, 한때 거리의 청년이었던 과거를 특기로 삼고 있는 투투올라 형사, 아버지처럼 자상하고 때로는 과감하기도 한 크레이근 반장이 이들의 동료. 캐봇 검사는 얄미운 고급 공무원이라는 검사의 스테레오 타입과는 달리 편법도 불사하는 정의파로 묘사된다.

스테이블러와 벤슨이 머물고 있는 뉴욕의 범죄는 네 번째 시즌에도 기세가 등등하다. 식물인간이 된 여인이 병실에서 강간당하고, 버스 짐칸에서 성폭행당한 아이의 시체가 나오고, 노인이 학대당한다. SVU팀은 언제나 이 사건들을 해결할 것이고 유머를 주고받으며 매일매일 버텨나갈 것이다. 그러나 왠지 안쓰러운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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