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과연 우주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진정 우리 인류는 저 멀리 우주 건너편에서 온 것인가. 수많은 별들의 정원이며, 동시에 그 행성(行星)들의 울타리 우주. 그것은 무수한 입자들의 견고한 구성으로 이뤄진 유기체이다. 그래서 우주는 스스로의 자가증식으로 진화하며 지속적인 팽창을 거듭하는 생명력을 지녔다.
무한광대 우주라지만 그 존재가치는 행성으로 인해 시작된다. 이 행성(行星: The Planets)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중심 별의 빛을 받아 반사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또한 중심 별의 강한 인력의 영향으로 타원 궤도를 그리면서 그 주위를 돌며 천체를 이룬다. 그렇다면 그 중심 별의 존재와 의미는 무엇일까.
우주공간과 별의 존재는 많은 예술가들의 감성을 자극시켜온 탁월한 소재이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무한대 심연의 바다는 여러 예술가들에게 철학적이며 미학적인 담론의 자극원이 되어주기에 충분했다. 줄곧 ‘본질적인 것에 대한 흔적’을 찾아온 화가 제임스 브라운(1951∼, James Brown) 역시 그 중심에 선 예술가이다. 그는 1970년대 말부터 이미 장 미셸 바스키아 등과 더불어 미국 현대회화의 르네상스기를 이끌었던 국제 미술계의 주역이었다.
제임스 브라운의 커다란 캔버스엔 특유의 리듬감을 지닌 무수한 점들 그리고 간혹 그 점의 하나를 클로즈업해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는 큰 덩치의 덩어리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행성이다. 저 멀리 후퇴한 자그마한 점들도 마찬가지다. 그 수많은 작은 점들은 우주공간에 충만한 기(氣)의 가시적(可視的) 표현인 셈이다. 기(氣)는 곧 브라운의 작은 점들을 스스로 움직이고 진동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 된다. 마치 우주공간에서 명멸하는 아름다운 별, 우주공간을 자유롭게 떠다니며 유영하는 유기적(有機的)인 입자의 생명력을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 제임스 브라운의 그림은 신비롭고 환상적인 우주와 행성들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으며, 독특한 색채와 형상들은 무한한 생명의 희망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