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샵 오브 호러스>는 로저 코먼이 1960년에 3일 만에 완성한 동명의 저예산 공포영화를 각색한 뮤지컬이다. 젊은 잭 니콜슨이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원작영화는 정체불명의 흡혈식물로 인해 무의미한 살인이 계속되는 블랙코미디.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의 앨런 멘켄이 작곡한 뮤지컬 버전은 여기에 로맨스를 강화하고, 내레이터 역을 하는 세명의 젊은 여인을 보태서, 냉소적인 원작보다 감정적인 결말로 이끌었다.
가난한 동네 스키드로우의 꽃집에서 일하는 청년 시모어는 같은 가게 점원 오드리를 짝사랑하고 있다. 시모어는 장사가 안 돼 꽃집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자 우연히 발견해서 오드리풀이라고 이름 붙인 신기한 식물을 내놓는다. 오드리풀은 사람피를 먹고 사는 흡혈식물. 시모어는 열 손가락을 깨물어 오드리풀을 먹이지만, 말까지 하기 시작한 오드리풀은 점점 더 많은 먹이를 요구한다. 오드리의 가학적인 애인인 치과 의사 오린과 오드리풀을 가로채려던 가게주인 무쉬닉이 차례로 오드리풀의 입속으로 사라지지만, 부와 명성을 거머쥔 시모어는 쉽게 멈춰서지 못한다.
1982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리틀샵 오브 호러스>는 B급 영화광만을 대상으로 했던 원작과 달리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프랭크 오즈가 연출하고 릭 모라니스와 스티브 마틴이 출연한 1986년작 동명영화는 뮤지컬 버전을 바탕으로 한 작품. 그만큼 원작보단 선과 악의 경계가 분명하고 시모어를 미화하고 시각적인 쾌락도 보강했다. 시계초침 소리에 맞추어 정지와 진행을 되풀이하는 초반부, 흑백영화였던 원작과 다르게 원색으로 도배한 무대, 라스트에선 관객석까지 덩굴을 뻗치는 오드리풀은 뮤지컬 제작자의 손을 거쳤다는 흔적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다.
그럼에도 <리틀샵 오브 호러스>는 쉽게 웃을 수만은 없는 뮤지컬이다. 오드리풀에 먹힌 시모어가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원작영화의 마지막 대사처럼, 뮤지컬과 영화는 모두 어쩌다보니 악행에 말려들었고, 이제는 벗어날 수도 없는 아이러니에 집중하고 있다. 탐욕은 결코 사람을 놓아주지 않는다. 오드리풀의 꽃으로 피어난 먹이들이 관객을 향해 경고하는 결말은 지나치게 직접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오드리풀이 전세계로 퍼져가리라는 섬뜩한 암시가 그 거친 설정을 보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