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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관] <돌 속에 갇힌 말-구로구청 부정투표함 항의농성사건>

<KBS1> 6월9일(목) 밤 12시55분

1987년 12월 대선은 6월 항쟁의 성과였지만, 그 성과를 제도정치세력에 넘겨줌으로써,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뤄내지 못한 한계를 갖는 선거였다. 이 선거에서는 당시 여당 후보였던 노태우가 당선됐는데, 그 과정에는 상상을 넘어서는 부정투표가 행해졌다. 그 명백한 증거가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사건이었다. 투표함을 몰래 빼돌리던 것을 발견한 민주세력들이 구로구청에 모여 선거무효를 주장하는 투쟁을 벌였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을 무참히 짓밟고 자신들의 승리를 공식화했다. 당시 20살의 나이로 구로구청에 있었던 감독은 지금까지도 몸서리치는 상처를 안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구로구청 사건을 더이상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민주와 정의가 아니라, 폭력과 야만이 지배하던 당시를 감독은 ‘돌’의 시대라고 명명한 듯하다. 아직도 돌 속에 갇혀 풀려지지 못한 말들과 기억들 그리고 아이러니한 역사의 상흔들을 짚어낸다. 하지만 영화 속에는 너무 많은 말들이 얽혀서 사건의 진실과 감독 자신의 상처 사이에서 배회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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