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kg 늘려 걸걸한 삼순이로 변신
29살. 이른바 ‘노처녀’. 푼수끼가 넘친다. 성격도 걸걸하다. 화나면 무자비하게 욕을 퍼부을 정도다. 풍만한 몸매에 이름은 ‘삼순’이다. 그렇지만 “햄버거보다 된장찌개에 가까운” 따뜻한 인물이다. 6월1일 시작하는 문화방송 새 수목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김도우 극본, 김윤철 연출)에서 김선아가 삼순이로 나온다. 같은 방송 드라마 <황금시대> 이후 4년반만이다.
삼순이로 변신하기 위해 살을 찌워야 했다. “안 그래도 등발이 있다”는 김선아가 꼬박 2달 넘게 포식 했다. “술도 마시고 밥도 저녁시간 지나 먹고, 에라 모르겠다 실컷 먹었다.” 그렇게 해서 6㎏이 늘었다.
원작인 인터넷 소설에서 삼순은 키가 작고 통통하다. 몸무게는 불렸지만 키는 줄일 수 없어, “화장을 안 한다거나 지저분한 파마를 하는 식”으로 리얼리티를 살려나갈 생각이다. 전체 16회 가운데 10회 정도까지는 “청바지 두 개로 때우며, ‘초 내추럴’한 모습”을 보일 거란다.
그런데 삼순이가 처절한 실연 뒤 만나는 남자 진헌(현빈)은 재벌급이다. 신데렐라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외모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얘길 하고, 이 땅의 삼순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드라마일 거”라고 김선아는 반박했다. 생활에서 오는 리얼리티를 살려 신데렐라에서 벗어나겠다는 것. 이를 테면 “남자 앞에서 내숭 떨고 회사 안에선 달라지고, 술 먹고 욕하고 토하는 모습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20~30대 여성들의 진솔한 모습을 까발린다는 것이다.
김윤철 피디도 “리얼리티와 판타지가 공존하는 드라마로 현실감과 함께 현실 속에서 꾸는 꿈이 동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로맨틱 코미디”라며 거들었다. “티브이 드라마라 한계가 있지만, 현실성을 최대한 살려 현실과 유리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김선아가 영화나 시에프에서 보여온 코믹 캐릭터의 ‘자기 복제’는 아닐까? 삼순이는 “영화 <에스다이어리>의 29살짜리 주인공과는 한참 다른 인물”이라고 김선아가 설명했다. “지금까지 같은 장르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티브이에선 <점프> 이후 로맨틱 코미디가 처음이고요. 주로 청순한 인물이나 부잣집 딸을 했죠. 형사 같은 역할도 했어요.”
“로맨틱 코미디 안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는 답이 적절했다. 김 피디도 “김선아가 마냥 웃기기만 하진 않구나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일상성과 구체성으로 극적 분위기를 끌고 내려와 드라마가 날아다니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까 불안할 정도”라고 거듭 설명했다. 한마디로 “코믹 멜로의 김선아를 차용하겠다고 캐스팅 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20~30대 여성의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삶을 사실적인 톤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녹여내, 공감을 자아내겠다는 의도. “여자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시청자들에게 나오면 성공이겠다. “내 얘기 같을 때도 있고, 친구들 얘기 같을 때도 있다”는 김선아의 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