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영 석달만에 드라마 주연 SBS ‘온리유’ 6월1일 첫 방송
‘쾌걸 춘향’ 한채영이 석달만에 티브이 드라마로 돌아온다. 춘향이 보다 ”조금 덜 여성스럽고, 덜 쑥스러워 하는” 역할이다. “하고 싶은 말 안 가리고 다하고, 성격은 너무나 털털하고, 좋고 싫은 게 확실”하다. “‘춘향’이 할 때 나랑 비슷한 점이 정말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완전히 ‘나’하고 똑같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억척스럽고 하고 싶은 일은 기어이 해내고 말죠. 또 미국에 사는 가족의 반대에도 연기자 되려고 한국에서 혼자 지내는 것도 비슷하잖아요.” 한채영이 제법 눈치있게 말한다. 6월4일 시작하는 에스비에스 새 주말극 <온리유>의 주인공 은재 역을 맡았다.
이탈리아로 요리 공부하러 갔다가 우연히 만난 남자와 하룻밤 사랑을 나누고 미혼모가 된다. 임신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 고생고생하며 아이를 키우다, 그 남자와 또 한번 ‘우연히’ 마주친다. 뒤늦게 그가 ‘재벌 3세’ 부잣집 아들인 걸 안다. 그리고 사랑의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줄거리만 보면 ‘미워도 다시 한번’ 류의 신파다. 그러나 밝고 튀는 색깔을 여기 저기 덧발라 분위기를 바꾼다. 은재의 ‘발랄’ 캐릭터가 가장 큰 몫을 한다.
‘쾌걸 춘향’에서 성공을 맞본 ‘한채영 캐릭터’가 한층 강화돼 반복되는 셈이다. ‘엽기발랄’한 성격에 전문적인 요리사와 미혼모라는 설정이 추가됐다. 역할 고정의 위험도 있으나, 일단 자신의 캐릭터는 제대로 찾은 듯하다. ‘쾌걸 춘향’ 이전까지는 주로 겉모습이 강조됐었다. 늘씬하면서도 풍만한 몸매 덕에 ‘바비 인형’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늘 도도한 커리어우먼 단골이었다. 본래 성격과 달라서인지, 연기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 ‘쾌걸 춘향’이라는 ‘몸에 맞는 옷’이 운 좋게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만만찮은 미혼모다. “미혼모 연기를 처음엔 어떻게 하지 그랬는데, ‘푸석푸석 파마 머리’의 아줌마가 아니더라고요. 아이랑도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고요. 처음엔 자신이 없었지만,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었죠.” 한채영의 설명이 걸작이다. 그런데 실제라면? “드라마에서는 혼자서 아이를 꿋꿋이 키우지만 실제라면 힘들겠죠. 하룻밤 사랑을 한 뒤 남자가 떠난다면 혼자 남아서 아이를 키울 자신은 없어요.” ‘어리석은 질문’에 한채영이 ‘현명하게 답’한다. 솔직한 모습이다.
미혼모와 재벌3세가 외국에서 만나 짧은 사랑을 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는 설정이나, 미혼모·요리 등의 요소가 어디서 많이 본 듯 어렴풋하다. <발리에서 생긴 일>로 일약 스타 피디 대열에 선 최문석 피디의 설명이 거짓 없다. “<파리의 연인>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발리에서 생긴 일>과도 완전히 다르진 않아요. <원더풀 라이프>에서 미혼모 설정이 나왔고, 또 <사랑찬가>는 이탈리아 요리를 다루더군요. 그래서 긴장하고 있습니다. 고민도 많고요. 내린 결론은 타산지석으로 삼아 열심히 만들자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