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근심하는 환경문제는 어떤 것일까. 오는 9월 환경영화제 개막식에서 전세계 최초로 상영될 그의 신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9월8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제2회 서울환경영화제의 개막작으로, 환경영화제가 직접 제작 중인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디지털영화가 상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환경영화제쪽은 이러한 사실을 지난 5월17일 발표했는데, 구체적인 논의는 지난 2월부터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영화제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원래는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사진전을 열려는 생각이었는데, 김동원 집행위원께서 환경영화 제작을 권유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조심스럽게 의사를 타진했는데, 마침 본인이 기획하고 있는 영화가 자연파괴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긍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5월16일, 환경영화제 관계자들은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인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현지에서 만나, 구체적인 영화제작과 관련한 동의서를 작성했다. 이에 따르면 환경영화제는, 완성을 앞둔 영화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해당 작품의 국내 배급권을 책임지게 된다.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서울환경영화제와 함께 영화를 제작하게 되어 기쁘다’는 인사치레보다도, ‘호텔방에 의자가 모자라니 한국식으로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떠냐’면서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그와의 만남을 회고했다.
현재 막바지 촬영과 후반작업을 진행 중인 작품은 28분 분량의 디지털영화. 이란의 자연을 담은 흑백 이미지와 세계의 고전음악, 자연에 대한 명상을 담은 키아로스타미의 내레이션으로 구성될 것이며, 제목은 미정이다. 관계자들은 그의 전작인 <파이브>와 유사한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영화제 기간 중에 한국을 찾는 키아로스타미는 마스터클래스를 가질 예정이며, 감독 자신이 이란의 풍광을 포착한 84점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