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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25돌 KBS광주 다큐 ‘노래로 쓰는 오월’

“시대가 노래 낳고, 노래가 시대 이끈다”

민중가요로 본 민주화운동사 18일 밤 전국방송

노래로 이어져온 5·18 정신을 다큐멘터리가 담아냈다. 사건과 진실 규명의 눈으로 5·18을 바라본 지금까지의 다큐멘터리와는 차별화된 시도다. 한국방송 광주총국이 만든 <노래로 쓰는 오월>(서미경 연출)은 ‘시대가 노래를 낳고, 그 노래가 시대를 이끌어 온 과정’을 노래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1982년 2월 윤상원 열사의 영혼 결혼식 뒤,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를 바탕으로 황석영이 노랫말을 쓰고 김종률이 곡을 붙여 <님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졌다. 80년 5월27일 새벽, 전남도청 최후 항전에서 공수부대의 총에 목숨을 잃은 광주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노동 현장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숨진 박기순의 영혼이 맺은 이른바 ‘빛의 결혼식’을 추모하며 기억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80년 5월’로부터 4반세기가 흘렀으나, <님을 위한 행진곡>은 ‘5·18 정신’을 면면히 이끌어왔다. 또한 독재정권에 맞서 민중의 삶과 투쟁을 노래한 민중가요로 뿌리를 내렸다.

81년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한양대생 정오차의 <바윗돌>은 광주에 근원을 댄다. “찬비 맞으며 눈물만 흘리고 하얀 눈 맞으며 아픈 맘 달래는 바윗돌. 세상만사 야속타고 주저앉아 있을쏘냐. 어이타고 이내 청춘 세월 속에 묻힐쏘냐.” 광주를 피로 물들여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국풍 81’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 하던 때, 정오차가 만든 <바윗돌>은 ‘그해 광주에서 죽어간 친구들을 추모하며 만들었다’는 수상 소감 때문에 금지곡으로 지정된다.

83년 12월엔 대국민 유화책으로 ‘학원자율화 조치’가 내려진다. 그러자 5·18 정신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일어나고, 고려대 석탑축제를 시작으로 ‘5월제’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닥쳤다. 청년들은 “신 새벽의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타는 목마름으로>)로 가슴속 울분을 터뜨렸다.

6·10 항쟁은 신군부의 무릎을 꿇려 6·29 선언을 끌어냈다. 이때 많은 이들은 “샛바람에 떨지 마라. 창살 아래 네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솔아 푸르른 솔아>)라며 민주화를 향한 열망을 표현했다.

5·18 정신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까지, 통일의 염원으로도 계승된다. “경적을 울리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꿈속에라도 신명나게 달려 볼란다”(<서울에서 평양까지>)는 많은 이들의 꿈이 노래로 터져 나왔다.

민중 록 밴드 ‘천지인’이 <님을 위한 행진곡> <오월의 노래2> <타는 목마름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 등을 오늘에 맞도록 새롭게 편곡해 불렀다. 직접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5·18을 직접 노래하고 겪고 느끼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님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 당시 악보와 <무등산 자장가> <에루아 에루얼싸> 등이 들어있는 녹음 테이프 <빛의 결혼식> 원본도 공개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오는 18일 밤 10시 한국방송 제1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방영된다.

사진 한국방송 광주총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