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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군 투덜양] <미트 페어런츠2> 이 귀여운 노친네들!

투덜양, 드 니로와 호프먼의 조화에 찬사를 보내다

지난번에 이어 다시 노친네 타령을 하련다. <더티 댄싱2>가 나에게 ‘역시 늙으면 죽어야 돼’라는 나이 파시스트적 신념을 부추긴 다음 본 <미트 페어런츠2>는 ‘에구 저 귀여운 노인네들’이라는 여유와 관용의 미덕을 가르치며 나의 그릇된 신념을 철회시켰다. 두 가지 평가 모두 노인을 대상화하고 객체화한다고 비판할 것이다. 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아직도 노인은 나에게 나를 투사시키거나 감정이입할 수 없는 객체인걸. <더티 댄싱2>에 대한 혹평의 배경이 어릴 적 봤던 <더티 댄싱>의 아름다운 기억 때문이었다고 말했듯이 <미트 페어런츠2>에 대한 나의 ‘과찬’의 배경에도 ‘한국적 정서와 동떨어진 유머’ 또는 ‘싸구려 재미’에 열광하는 나의 저질 취향이 있다는 걸 인정한다.

<미트 페어런츠2>는 전편과 아주 다른 영화다. 1편의 주인공은 결혼하고 싶은 남자 그렉(벤 스틸러)이었다면 2편의 주인공은 결혼시키고 싶은 두 남자(물론 결혼시킬 대상은 동상이몽이다)다. 로버트 드 니로더스틴 호프먼이 문제의 두 인물을 연기한다. 그리고 이들의 연기는 어찌나 질펀한지 벤 스틸러의 갖가지 표정연기를 행인1, 2의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설정으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두 사람이 연기한 캐릭터는 과장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리얼하게 느껴진다. 오로지 배우의 힘 때문이다. 잭은 탱크 수준의 캠핑카를 자랑하고, “클랙슨 한번 눌러보게 해줄까? 근데 이건 캡틴만 할 수 있는걸” 골리면서 유치찬란하게 그렉을 괴롭힌다. 그렉이나 보는 나나 ‘그런 불쉿, 아저씨나 열심히 하세요’ 생각하지만 아주 난감한 표정을 지어야 한다. 그래야 노인네가 즐거워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심통을 부리는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숨바꼭질>이나 <갓센드> 심지어 같은 코미디 장르인 <쇼타임>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지함이 묻어나온다. 그렉의 아버지 버니는 한술 더 뜬다. 물론 버니처럼 자식의 첫 섹스를 사돈에게 유쾌하게 떠들어댈 부모는 미국이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더스틴 호프먼의 능구렁이 같은 연기를 보다보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고등학교 때는 운동회가 없었다) 단 한번도 달리기에서 꼴찌를 놓치지 않았던 나의 전적을 동네방네 떠들며 즐거워하던 우리 부모가 생각난다.

또 무엇보다 이 영화의 장점은 두 노배우가 탁구공처럼 받아치는 공력의 완벽한 균형과 대칭에 있다. <미트 페어런츠2>에서 두 짝패의 대결구도는 <히트>의 드 니로와 알 파치노의 것만큼이나 팽팽하다. 멋있는 영화, 스타일있는 영화보다 허접한 영화, 망가지는 영화에서 이렇게 긴장감 있는 앙상블을 이루는 것이 훨씬 어려워보인다. 그런데 이 두 노배우는 너무나 멋지게 해낸다. 역시 나이는 허투루 먹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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