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라 메>가 드디어 비디오로 출시되었다. 물론 같은 소재의 영화 <싸이렌>에 비해 대여가 잘된다. 며칠 전 있었던 ‘불에 관한 영화 같은’ 그것도 ‘코미디영화’ 같은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할까 한다.
아르바이트 동식이가 근무하던 오전, 소방복을 입은 남자가 “소방서에서 나왔습니다” 하며 대여점 구석구석을 둘러보더니, 소방 점검서까지 작성을 하며, “소화기 구비가 안 되어 있군요. 소화기가 없으면, 바로 단속이 나와 벌금을 물게 되니, 이번 기회에 하나 구입하시죠, 제가 싸게 추천하겠습니다.” 동식이는 그에게 3만원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그는 다시 내가 근무하는 오후에 다시 와서는 소화기를 주고 3만원을 다시 받아갔다. 두번이나 돈을 받아간 사실을 알아챈 뒤 그제야 ‘이거 뭔가 이상하다’는 감을 잡고, 종로 소방서에 확인전화를 해보니, 오히려 “그 사람 잡으면, 우리한테 연락 좀 하라”는 것이었다.
동식이나 나나 평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인지라,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같은 피해자를 찾아다녔다. 다행히 분식점 아줌마가 그의 명함을 받아둔 것이 있어 곧바로 연락을 했다. 그 업체의 사장이란 사람은 “아, 아줌마, 장사하는 사람들끼리 뭐 그런 것 같고 그래요”라고 오히려 큰소리치는 것이었다. 소화기를 생산하는 회사의 ‘기발한’(?) 영업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관공서를 사칭해, ‘단속’을 운운하며 선량한 자영업자를 우롱하다니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회사에 강력히 항의하며 환불을 요청했으나 그들은 두번 받은 3만원은 돌려주되, 소화기는 그냥 사용하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심각하게 자책하던 동식이가 이미 시중가격을 알아본 결과 2만원도 채 안 되는 물건이었다.
이런 수법으로 우리말고도 계속 피해자가 생길 것을 생각하니,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경찰서에서 신고하고, 방송사에도 제보전화를 했다. 우리의 이 ‘문화영화’ 같은 작은 소동은 TV뉴스에 보도됨으로써 결말지어졌다.
이주현/ 영화마을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