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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W’ - KBS ‘특파원 현장보고…’ 경쟁

“발로 뛴 국제뉴스 우리눈으로 담는다”

마크 워커(사진)는 ‘대인기피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 지난 2002년 여름 효순이와 미선이를 죽게 하고부터다. “아직도 약을 먹는다. 하루 4시간밖에 자지 못한다. 매일 사고가 기억난다.” 의가사 제대를 한 워커는 고향인 미국 애틀랜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워커의 모습을 문화방송 새 국제시사 프로그램 (더블유)의 김현철 피디가 카메라에 담아왔다. 29일 밤 11시45분부터 매주 금요일 방송된다.

는 ‘월드 와이드 위클리’(world wide weekley)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것으로, ‘월드 이슈’ ‘와이드 코리아’ ‘더블유-스페셜’의 세 꼭지로 구성되며, 순서대로 최신 국제 뉴스, 한반도 관련 문제, 심층 취재가 필요한 국제적 사안을 다룬다. 이날 방송될 ‘월드 이슈’는 카슈미르 분쟁지역을 소개하고, ‘와이드 코리아’는 교과서 왜곡과 한일 외교전을 다룬다.

한국과 관련된 국제 이슈뿐 아니라, 국제 뉴스 자체도 더욱 심층적으로 다루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준비되고 있는 소재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2회에서 방송될 ‘이라크전에 간 김치 지아이(G.I.)’는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한국계 미국인 병사들의 문제를 다룬다. 이라크를 다녀온 이동희 피디는 “미국 메이저 언론도 다룬 적이 없는 아이템”이라며 “단순히 한국계 미국인 병사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보다 안목을 넓혀 미국 모병제의 문제점까지도 짚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홍석 책임프로듀서는 크게 오리엔탈리즘의 극복과 공동체에 대한 고민, 두 가지가 이 프로그램의 의의이자 목표라고 했다. 곧 “서구 언론 시각을 그대로 전달해온 기존 국제뉴스와 달리 우리가 직접 취재한 내용을 우리의 시각으로 전달하겠고, 한반도 안보 등 국제 사회 속 한반도의 자리매김을 스스로 점검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한국방송도 새로운 국제 뉴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다음달부터 매주 목요일 밤 12시에 방송되는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가 그것. ‘특파원 보고’ ‘지구촌 현장’ ‘출동! 아시아’ 등 5개의 꼭지로 이뤄졌다.

제작을 맡은 국제팀의 김헌식 기자는 “대부분 선진국에 해당하는 11개 국외지국 특파원뿐 아니라,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에 순회 특파원을 보내 에이피나 로이터 등 서방 4대 통신에 의존하는 무비판적 뉴스에서 벗어나 소외된 나라들의 뉴스를 우리 시각으로 소화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미 첫 순회 특파원이 수단과 우간다를 취재하고 돌아왔고, 지난주엔 타이완과 베트남으로 순회 특파원이 떠났다.

각종 이슈의 이면을 심층 분석하겠다거나, 한국적 관심거리를 넘어서 폭넓은 국제 뉴스를 다루겠다는 점 등은 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차이점은 는 피디들이 만드는 데 견줘, 기자들이 제작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의 진행은 최윤영 아나운서가 맡는 반면, <특파원…>은 국제팀의 이영현 기자가 진행자로 나선다.

문화방송 쪽은 “<특파원…>이 짧은 꼭지 여러 개로 나뉘어 있어 심층성 등이 부족한 국제뉴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고, 한국방송 쪽은 “가 외국에 있는 한국사람을 쫓아다니는 형식으로는 로컬 뉴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양사의 경쟁은 나쁘게 가면 선정적 아이템 남발로 이어질 테지만, 상호보완적인 구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