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넷 월·화 밤 12시15분
호러미스터리 드라마 <당신 옆에 누군가 있다>는 우리나라 시청자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일본 드라마의 매력. 이 작품 또한 일본 드라마 마니아들에게서 “이런 드라마가 가능하다는 것이 보는 내내 신기하고 새로웠다”, “초반에는 적응이 잘 안 되지만 점점 흥미진진해지기 때문에 끝까지 보길 잘했다” 등 색다른 재미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
<후지TV>에서 2003년 방영한 이 드라마는 시청자가 보낸 편지에 적혀 있던 소름끼치는 체험담을 기초로 치밀한 조사를 거쳐 재구성한 작품이다. 때문에 유령이나 기이한 존재가 등장하진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생생한 공포를 전달한다. 주제는 가족과 생명. 공포를 체험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내용으로 한 평범한 가족이 이사를 한 집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일을 그리고 있다.
1973년 어느 겨울밤 화재사건이 일어난다. 주택 한채가 모두 타버린 현장에서 5살짜리 남자아이와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로 보이는 4구의 시체가 발견된다. 이들은 살아 있는 채로 기름이 부어져 불에 타버린 것. 죽은 아이의 아버지 아키즈키가 용의자로 체포되고 모든 증거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부인하던 그는 사형 판결이 난 뒤 자살하고 만다. 그로부터 30년 뒤, 당시 사건을 맡았던 판사 구사마는 아키즈키에게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재조사를 시작한다. 한편 그 집이 있던 마을에 이사 온 부부 아즈사(나쓰카와 유이)와 오타로(유스케 산타마리아)는 새집에서 이상한 일을 겪게 된다. 게다가 이웃인 카즈마(기타무라 가즈키)의 수상한 점 때문에 불안에 휩싸인다.
많은 이들을 오싹하게 했던 영화 <주온>과 비슷한 공포를 안겨주는 <당신 옆에 누군가 있다>는 호러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운 작품임이 분명하다. 빠른 전개로 극의 긴장감을 잃지 않으며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미스터리는 자신도 모르게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든다. 여러 편의 드라마로 이미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두 배우의 호연도 볼 만하다. 특히 묘한 분위기의 외모와 악마적인 캐릭터의 악역 연기로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기타무라 가즈키는 이 드라마로 일본 TV드라마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