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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걸작선] 한국 액션영화 제1세대를 만난다, <팔도사나이>
이승훈( PD) 2005-04-21

<EBS> 4월24일(일) 밤11시45분

지난 4월 초 1960년대를 구가했던 최고의 한국 액션스타 장동휘가 타계했다. 그보다 앞선 2월 초 동갑내기로 동시대를 풍미했던 또 한명의 액션스타 황해도 타계했다. 1년 전인 2004년 4월엔 또 다른 60년대 액션배우 독고성이 타계했다. 10년 전 1995년 4월 초엔 용팔이 박노식이 세상을 등졌다.

문화평론가 배국남은 장동휘의 죽음 이후 ‘한국 액션영화 제1세대 주역들은 지상의 무대에서 사라졌다’고 썼다. 그렇다. 이제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까지 스크린을 누볐던 이들 액션스타들은 더이상 그들의 주먹도 발길질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장군의 아들>의 아버지뻘이 되고, <야인시대>의 할아버지뻘이 되는 영화 <팔도사나이> 시리즈는 당시 한국 액션영화의 주전선수였다. 양복 재킷에 검은 가죽장갑을 끼고 악당들을 벌벌 떨게 했던 장동휘의 모습은 많은 관객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했고, 지금은 추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을 뿐인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용팔이 시리즈’ 박노식은 장동휘의 라이벌이었다. 그 시절 장동휘, 박노식뿐 아니라 허장강, 황해, 독고성 같은 대표적인 한국의 ‘의리의 사나이들’의 공존은 액션영화의 양산을 가능케 했고, 1960년대 후반기를 한국 액션영화의 전성기로 만들었다.

김효천 감독은 ‘명동 시리즈’와 ‘김두한 시리즈’를 만들며, 정창화 감독의 뒤를 잇는 한국 액션영화의 대부격이었다. 이 영화 <팔도사나이>도 그의 액션영화 필모그래피에선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퀵팬, 퀵줌 등 액션영화 특유의 긴박감을 연출하기 위한 카메라워크가 지금 보기엔 다소 과한 듯한 느낌도 든다. 다품종 생산체제로 접어든 1960년대 말 한국 영화계에서 액션영화는 공포영화나 코미디영화와 더불어 흥행을 약속하는 주요 장르였다. 영화 <팔도사나이>는 이 의리의 사나이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보기 드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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