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여행이라는 말이 생기게 된 원조 여행상품이다. 1박3일짜리 이 프로그램은, 한창 나이의 학생에게는 체련 단련의 기회를, 직장인에게는 잊고 있던 극기 훈련에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왜 이렇게 겁부터 주냐고? 도쿄 올빼미 여행의 특징은 토요일 새벽에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금요일이 아니라 토요일 새벽 2∼3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간다. 금요일 밤에 공항 버스가 끊기기 전에 미리 가 있거나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전세 버스를 이용해서 공항으로 가는데, 전자의 경우, 밤 10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한다 치면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까지 4시간여를 기다려야만 한다. 돌아오는 것은 일요일 밤 11∼12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한다. 인천에 도착하면 월요일 새벽 1시를 넘긴 시각인 셈. 월차가 필요없는 여행상품이긴 하지만 나이 30을 넘긴 직장인이라면, 월요일에 월차를 미리 내두는 것을 추천할 정도로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이다.
DAY1 “낮과 밤의 일정 구분해두면 편리”
토요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도쿄의 하네다 공항에 도착, 도쿄 시내에 들어가면 오전 7∼8시가 된다. 도쿄 시내에 들어갈 때, 미리 짠 시내 관광 일정을 참고해서 JR패스 2일권을 미리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이른 토요일 오전 도쿄 시내에 문을 연 상점이 있을 거라는 꿈은 일단 버리자. 호텔로 바로 갈 수도 없다(호텔 체크인은 오후 3시부터 가능하고, 체크아웃은 오전 10시라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이때 갈 만한 곳으로 많이 추천하는 곳은 새벽에 열리는 쓰키지 생선시장이나 돈키호테라는 복합쇼핑몰이지만, 체력이 달리는 분들은 일단 도토루와 같은 커피숍 등에서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오전 9시, 10시경, 가게들이 문을 열고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도쿄 탐방에 나선다. 단, 도쿄디즈니랜드에 갈 사람은 첫날 무조건 도쿄디즈니랜드에서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둘째 날은 시간이 현저히 부족하다).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고 걱정하는 여행객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없다. 전철역에는 한글로 출구나 화장실 등이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식당에는 메뉴판이 사진을 포함해서 잘 구비되어 있는 게 보통이다. 짐이 무거운 사람들을 위해 호텔에서는 체크인 전과 체크아웃 뒤에도 짐을 맡아준다. 대개 첫날 많이 가는 곳으로는, 숙소와 가깝고 교통이 좋은 시내 번화가가 꼽힌다. 앞서 말한 JR패스를 이용하면 신주쿠, 하라주쿠, 시부야, 에비스, 긴자, 아키하바라, 우에노와 같은 곳을 추가 요금 없이 관광할 수 있다.
일정을 나눌 때는, 낮에 볼 곳과 밤에 볼 곳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낮에 볼 곳으로는 상점이 즐비하고 거리가 예쁜 하라주쿠나 아키하바라, 공원이 있는 우에노 같은 곳이 좋지만, 밤에는 야경이 손꼽히는 곳을 찾아다닌다. 낯선 도시지만 밤에 서울보다 특별히 더 위험하거나 하지는 않다. 야경이 좋은 곳은, 도쿄의 번잡함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시부야, 유럽풍의 건물과 커다란 샹들리에가 밤에 반짝이는 에비스, 전망대가 있는 도쿄 시청이 있는 신주쿠가 있다. 1박3일짜리 일정이기 때문에, 첫날이 아니면 야경을 볼 수 없음을 명심할 것. 숙소로 제공되는 일본의 비즈니스 호텔은 비좁기로 유명하지만 청결함은 뒤지지 않으니 이제 달콤한 꿈나라로 가시라.
DAY2 “지브리 미술관은 오전 10시 전에”
하룻밤 자고 나면 다시 비행기를 타는 날이 된다. 호텔에서 주는 조식은 대개 오전 7시부터 뷔페로 먹을 수 있는데, 가능한 서둘러야 신선하고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둘째 날의 일정은 공항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함해 짜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것(대개 오후 6시경 시내에서 공항으로 출발하면 적당한 시각에 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팬으로 지브리 미술관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첫날 푹 쉬고 둘째 날 1차 입장 시간인 10시 전에 가는 것이 좋다(오후 4시의 4차 입장이 마지막).
둘째 날 추천하는 코스는 일본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아사쿠사와 드넓은 바다를 보며 쇼핑과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오다이바, 그리고 밤이나 낮이나 할 것 없이 현대적으로 번쩍거리는 롯폰기. 이 세곳 모두 JR패스를 사용할 수 없으며 시내 중심부와 떨어져 있는 곳들이다. 아사쿠사의 주요 볼거리는 센소지라는 거대한 절. 일본인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의 나카미치라고 불리는 길의 양편에는 일본적인 먹을거리와 살거리가 차고 넘칠 정도로 늘어서 있다.
유리카모메를 타고 찾아갈 수 있는 오다이바는 <춤추는 대수사선2>에 나오는 레인보우 브릿지가 있는 곳으로, 주말 도쿄 시민들이 나들이를 가는 곳이기도 하다. <후지TV> 본사가 이곳에 있으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대관람차를 타거나,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도요타 자동차의 쇼룸인 메가웹을 찾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바로 공항으로 향할 수도 있지만, 전날 빡빡한 일정 때문에 롯폰기를 놓친 사람이라면 둘째 날 마지막 일정으로 롯폰기를 방문해도 좋다. 놀이공원도 아닌데 하루 평균 관람객 10만명을 자랑하는 롯폰기 힐스는 그저 거니는 것만으로 미래 도시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돌아가는 비행기를 탈 때 주의할 점. 올빼미 여행 상품이 이용하는 전세기편은 하네다 공항의 메인 건물이 아니라 부속 건물에서 출발한다. 해당 항공사의 카운터에 적힌 안내문구를 잘 읽고, 엉뚱한 청사에서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