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도 힘들었지만 결과도 박빙의 승부였다.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달콤한 인생>과 <주먹이 운다>는 첫주 박스오피스에서 무승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우선 씨네21의 박스오피스 집계 기준인 서울주말 이틀 관객은 <달콤한 인생>이 9만8천7백여명, <주먹이 운다>가 9만7천2백여명으로 <달콤한 인생>이 한뼘정도 앞섰다. 전국스코어는 좀 차이가 나는데 <주먹이 운다>가 45만여명, <달콤한 인생>이 39만여명으로 <주먹이 운다>가 실속을 차렸다. 스크린 수는 <달콤한 인생>이 <주먹이 운다> 보다 22개 많은 340개로 우위를 점했지만, 아무래도 관람등급에서 유리한 <주먹이 운다>가 두 영화의 전국 스코어를 벌려 놓았다.
조금 더 파헤쳐보면 <주먹이 운다> 쪽으로 손가락이 올라간다. 금토일 서울 3일을 기준으로 할 경우는 <주먹이 운다>가 <달콤한 인생>에 천명정도 앞서기 때문이다. 정리해보자. 서울주말 이틀 기준은 <달콤한 인생>이 1위, 서울 금토일과 전국관객 기준으로는 <주먹이 운다>가 1위다. 이정도면 정말, 막상막하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 이제 관객들의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는 2주차부터 두편의 본격적인 흥행격돌은 시작된다. 일단 전국적으로 상당히 앞선 <주먹이 운다>가 유리한 것이 사실. <달콤한 인생>의 관건은 전국적으로 얼마만큼 어필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래도 두편 모두 최종 200만 이상의 성적은 가능해 보인다. 결과로만 보면, 주거니 받거니 두편이 서로 상대의 체면을 살려줬다.
<마파도>와 <잠복근무>는 그대로 한계단씩 하락한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마파도>의 전국누계는 어느덧 220여만명. 250만명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 <잠복근무>는 150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데 200만 고지는 멀어보인다. 160만 언저리에서 마무리 되겠지만 그정도만 해도 흥행작이다. 5위는 새롭게 개봉한 <미스 에이전트2>. 상위 4편의 한국영화에 비해서 스크린 수도 많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그다지 먹히는 할리우드 장르도 아니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3계단 하락한 6위까지 밀려났지만 어느덧 전국은 75만명에 근접해서 꽤 괜찮은 흥행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기상영 전략으로 가면 여타 영화들보다는 더 유리하다.
조금 오바해서 말하면 이번주 진정한 승자는 7위를 기록한 <유희왕>이다. 전국 CGV 14개관에서만 개봉했는데 3만5천명이 넘는 관객이 봤다. 서울지역에서는 CGV 용산, 구로, 강변, 상암 등 4곳에서만 선보였고 주말내내 거의 매진이었는데 쟁쟁한 영화들 틈에서 좌석점유율 1위를 기록한, 알짜배기 주말히트작이었다. <유희왕>은 일본 만화잡지 연재로 시작하여 유희왕 카드게임, TV시리즈, 단행본 등을 통해 전세계적인 붐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물론 주고객은 어린이 팬들이었는데 꼬마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4월 5일부터는 5개관이 추가된 CGV 19개관에서 상영된다.
온라인팀 고일권 kika@cine21.com
1. 이 흥행순위는 각 배급사가 밝힌 관객 수로 작성된 것이며 실제 관객수와 오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2. 누계는 4월 3일까지의 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