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약속 어기고 연예인 띄우기” 담당PD "‘따사모’ 등 미담 소개할 터”
한국방송 2텔레비전 아침 프로그램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을 폐지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가 지난 29일 ‘시청자와 약속 어기는 <여유만만>, 차라리 폐지하라’는 논평을 발표한 것이다. 민언련의 ‘폐지 촉구’논평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1999~2002년까지 방송되며 저질 토크쇼로 악명이 높았던 <서세원쇼>에 대한 폐지촉구 성명을 문화연대 등과 함께 낸 기록이 거의 유일할 정도다.
민언련 쪽은 이 논평에서 지난해 <여유만만>을 ‘1월의 나쁜 방송’ ‘올해의 나쁜 방송’ 등으로 선정하며 자사 프로그램 홍보와 연예인 신변잡기 일색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으나, 전혀 개선의 노력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연예인 출연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 부부나 가족의 여행까지 동행취재하며 시시콜콜한 대화와 행동을 카메라에 담는” 한편, 매주 화요일 ‘스타매거진’은 기존 연예정보프로와 전혀 차별성 없이 영화나 드라마 등 홍보에 치우쳤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2월7일 방송된 ‘설날특집 슈퍼스타 7’ 편은 기존 연예인 출연분을 짜깁기해 만들고, 연예인 학원 원장과 유명 디자이너의 말을 따 연예인 띄우기에 급급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지난 2003년 프로그램 신설 때 연예인 출연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취지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민언련은 지적했다.
박진영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간사는 “<여유만만> 직전의 <행복채널>이 똑같은 이유로 수차례 지적 받아온 까닭에 한국방송이 문제를 개선하겠다며 내놓은 것이 <여유만만>이었다. 당시 담당자인 한상길 피디도 여러 차례 ‘연예인 신변잡기에서 벗어나 주부들을 위한 정보나 교양 위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문화방송 아침 주부프로의 경우 조금씩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이지만, 한국방송과 에스비에스는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곧 에스비에스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대한 모니터 결과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지난달 14일부터 연출을 맡아온 노윤구 피디는 “1텔레비전의 <아침마당>이 보통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다면 <여유만만>은 연예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그램인데, 연예인 프로그램이라는 이유로 전혀 가치 없다고 한다면 여기엔 동의할 수 없다”며 “기존 주부 대상 연예프로와의 차별화 노력이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을 테지만, 연예인 이야기들 중에도 우리 생활 주변과 가까운 얘기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려 한다”고 말했다. 노 피디는 이어 “지난 3일 방송된 연예인 노조 중심으로 구성돼 어려운 선배 연예인들을 돕고 있는 ‘따사모’(따뜻한 사람들 모임) 등을 소개한 것이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