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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불멸의 이순신’ 주연 김명민

충무공 닮고픈 완벽주의자

1주 닷새씩 갑옷 연기 몰입 독도 맞물려 극 인기 치솟아

김명민(33·사진)은 요즘 보기 드물게 매우 성실한 배우다. 그러나 딱딱해보일 정도로 진지한 모습 이면에는 완벽주의자의 고집스런 욕심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23일 드라마 촬영이 한창인 전북 부안에서 만났을 때도 다르지 않았다. 김명민의 모습은 흔히 상상하는 장군뿐 아니라, 영정 속의 이순신까지도 닮아 있었다. 말투는 충무공의 묵직한 여운을 남기고, 눈빛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듯 보였다. 지난해 <불멸의 이순신> 제작 발표회에서 “이순신 장군에 완전히 빠져들겠다”던 다짐은 지켜진 것 같았다. 곁에 있는 이들은 그를 “전생에 이순신이었다”고 반농담을 한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목 마른가보다.

“아직도 그분의 모습 속에 빠져들어가는 중입니다. 그분의 깊은 속을 어떻게 헤아리겠습니까? 연기를 할수록 참으로 대단한 분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경이롭습니다. 그래서 50회가 넘어섰지만, 부담감은 여전합니다.”

지난해 4월 드라마 촬영을 시작해, 1년이 지나는 동안 일주일에 꼬박 닷새를 갑옷 속에서 지냈고 또 대부분의 시간을 부안에서 보냈다. 토요일 밤 길고 긴 퇴근을 한 뒤에도 그는 집에 들자마자 일주일치 빨랫감을 꺼내놓기도 전에 컴퓨터를 켜고 다음주치 대본을 읽고 나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고 한다. 완벽주의자의 전형이다.

그런데 얼마전 슬럼프가 찾아왔다. “50회까지 하기 직전에 슬럼프가 왔어요. 특별한 극복 방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대사를 외우는 스타일을 한번 고쳐보기도 했고,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죠.”

한 배역을 1년여 몰입해 있다보니, 살아 숨쉬는 듯한 생생한 연기가 안 된다고 느껴졌다. 대본이 규정한 행동과 감정선에 갇혀 느끼는 답답함도 견디기 힘들었다. 타성에 젖어 기계적으로 연기하는 스스로가 참기 어려웠다. 그래서 일부러 대사를 불완전하게 외우기도 하고, 일부러 대본 보는 일을 미루기도 했던 것이다.

이처럼 김명민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함께 애쓴 결과는 최근의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평균 20% 안팎을 기록하던 가구시청률이 지난 20일 30% 수준까지 올랐다. 이제 본격적으로 전투장면이 펼쳐지면 시청률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덕을 보고 있다는 풀이도 있다.

김명민은 그러나 “때가 돼서 올라갔다”고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50여회는 임진왜란을 끌어내기 위한 전초전이었을 뿐이라는 것. “앞으로 많은 이들이 원하는 영웅담이 나오면 더 올라갈 겁니다. 독도 문제도 맞물려 있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닌 거죠.”

그는 여전히 이순신을 생각하고 꿈꾼다. “굉장히 완벽함을 추구하던 분이고, 절대로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분이며, 부하와 백성을 무척 사랑했던 분입니다. 또한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도 개인적 야욕이 없었던 분이죠. 일본을 침탈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왕의 자리를 노렸을 법함에도 오로지 나라와 백성의 안위만을 생각했던 거죠. 답답해보일 정도로….” 그러나 그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말을 맺는다. 이순신의 이름이 지닌 깊이와의 끝나지 않을 씨름은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 거듭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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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한국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