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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인기몰이 한혜진

“MBC 봄날 제가 열어간답니다”

꿋꿋한 억척 새댁 역 ‘쌍콧물’ 열연

문화방송은 요즘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 ‘올인’한 것 같다. 제작발표회는 기본이고, 주연 연기자들 개별 인터뷰도 몇 차례 주선했다. 같은 날 시작한 한국방송 일일극 <어여쁜 당신>을 시청률에서 앞섰다는 보도자료 발표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고도 따로 기자들을 만날 때면 “이제 엠비시가 잘되려는가 보다”며 홍보에 열심이다.

하지만 그 덕에 ‘금순이’ 한혜진(24·사진)도 덩달아 ‘떴다’고 하면 순서가 바뀐 것이다. <굳세어라 금순아>의 인기의 큰 부분은 한혜진의 열연에 힘입은 것이기 때문이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을 잃고도 홀로 시부모를 모시며 아이까지 키우는 억척 새댁 역이다. 촌스런 머리 모양을 한 채 어리바리하면서도 꿋꿋하고 생활력 강한 역을 어울리게 표현해, 특히 주부 시청층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방송 드라마에 ‘봄날’을 몰고온 ‘봄처녀’ 격이다.

스스로도 기쁨이 크다. “작은 역부터 서서히 맡아가면서 욕심을 버리고 기다렸는데 이번에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금순 역에 완전히 몰입하려 애쓴다고도 했다. 지난달 말 11회 땐 서럽게 우는 장면에서 콧물이 두 줄기나 입안에 흘러드는 사실적인 연기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메라 감독님이 혹시 이미지 버리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상관없으니 그대로 가면 좋겠다’고 했어요. 처음 연기가 가장 좋고 정확한 느낌의 표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금순과 실제로도 닮은 점이 적지 않다고 했다. 금순의 쉽지 않은 시집살이를 둔 생각도 신세대답지 않다. “저도 워낙 고지식한 편이어서 당연히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주위에선 다들 이해가 안 간다고 하지만, 저로선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요.” 강남에서 여고를 나왔지만, 고교 시절 가세가 기울어 넉넉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금순이를 연기하면서 어렵게 자랐다는 것에 감사하게 됐어요.” 어려운 상황을 겪어봐서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으니 오히려 고맙다고도 했다.

지난해 한국방송 아침드라마 <그대는 별>에 이은 두번째 주연이다. <그대는 별>은 아침드라마론 드물게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한혜진에겐 연말 한국방송 연기대상 신인연기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곧바로 이어진 일일극 강행군이 힘들 법도 하건만, “덕분에 호흡 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 드라마가 끝나면 정반대의 이미지에 도전해보고 싶단다. “착하고 촌스런 캐릭터로 고정되는 건 피하고 싶어요. 사극도 해보고 싶고, 표독스럽고 악한 역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하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따로 쟁여두고 있다. “언젠가는 영화 <말아톤>에서 조승우씨가 맡았던 역 같은, 장애 연기를 꼭 해보고 싶어요. 그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공부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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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문화방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