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립대 시절. 주로 쓰레기통으로 쓰였지만 수업도 곧잘 들었다고.
둥그런 머리와 몸통, 띠리릭거리는 독특한 음성, 실수도 가끔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만 보여주는 멋진 활약. 루크도 좋고 아나킨도 좋지만, R2-D2야말로 명실공히 <스타워즈>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R2는 C-3PO와 함께 <스타워즈> 시리즈의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 똑 부러지는 드로이드로만 알려진 그의 진정한 모습이 궁금한 사람은 <스타워즈 에피소드2>의 DVD에 실린 다큐멘터리를 보라. 원래 웹 다큐멘터리인 <R2-D2: 반구형 머리 아래(Beneath the Dome)>가 그것으로, 영국 출신으로 풍부한 무대 경험 뒤에 할리우드로 진출한 ‘배우’로서의 R2를 만날 수 있다.
그와 숙명적 관계가 된 편집자 벤 버트와 조지 루카스, 내털리 포트먼 등 <스타워즈>에서 함께 일한 동료들의 솔직담백한 평가는 경청할 만하다. 특히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이 R2를 <대부>에 출연시키려 했다든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캐스팅되기 위해 직접 채찍과 모자를 쓰고 나타난 일화, 절친한 친구였으나 아카데미상 수상 뒤 관계가 소원해진 리처드 드레이퍼스의 안타까운 뒷이야기는 관객의 눈시울을 적실 법하다. 이거 농담 아니냐고? 진짜다. 저 거물들이 몽땅 나와 얼굴에 철판 깔고 털어놓는 ‘진지한’ 회고는 물론이고 60년대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비롯한 각종 자료 화면에 R2를 합성하여 들이대니 어쩌라고, 믿어야지. 단 6분짜리 클립이지만 팬들이라면 한참을 데굴데굴 구를 듯. 실은 DVD에 실린 것은 편집본으로, 원본은 <스타워즈> 공식 홈피를 찾으면 된다(회원 가입 필요없음!).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 ‘초짜 시절의 R2는 참 착했는데….’ 그렇다면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