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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존 카펜터의 우스갯소리 <화성의 유령들>

인상적인 장면인 ‘마약 복용 시퀀스’. 이 장면을 위해 헨스트리지가 활용한 기억은 과연?

이른바 ‘망한 영화’의 코멘터리를 듣는 것은 종종 안쓰럽거나 짜증스럽다. ‘사죄’에 가까운 반성이나, 썰렁하고 어색한 분위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성의 유령들>의 코멘터리는 (최소한 흥행에서는) 망했지만 일견 너무나 즐겁다(개봉 전에 녹음했으므로!). 존 카펜터 감독과 주연 나타샤 헨스트리지가 함께했는데, 잠시 이들의 대화를 들어보자. (전략) 헨스트리지: 당신은 배우 다루는 솜씨가 꽝이에요. 카펜터: 학교에서 영화를 찍을 땐 주도권을 잡으라고 배웠으니까…. 내 자신의 영화를 만들려고 한 거죠. 헨스트리지: 그래서 ‘제 영화’가 되었군요. 카펜터: 언젠간 당신이 감독한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당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겁니다. 헨스트리지: 누가 누구를 복수해요?! (후략) 독불장군인데다가 아주 진지한 카펜터로서는 이례적으로 부드럽다. 그러나 결국은 아쉬웠던 청자를 감동시키고야 만다.

‘초자연은 스크린 속에 살아 있다’ 같은 말은 카펜터의 전매특허격 발언이지만 언제 들어도 훌륭하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공포영화를 가장 사랑하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제도권에서 가장 개인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 가운데 한명이기도 하다. 자기가 너무나 좋아하는 웨스턴 장면을 채용한 아이스 큐브의 인질극 장면이 나올 때, “이제 그런 영화들은 한물갔죠”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어딘지 처연하다. 그렇게 <화성의 유령들>은 망했던 것이다. 배우와 농담을 따먹는 가운데 언뜻언뜻 스치는, 만들 때마다 연신 (최소한 흥행에서는) 망하는 감독의 목소리는 그래서 더 슬프게 느껴진다.

나타샤 헨스트리지는 부상으로 물러난 코트니 러브의 배역을 이어받았다.

빅 대디 역의 리처드 시트론. 화성 유령들의 기괴한 언어는 모두 그의 애드리브였다고.

흉악범 윌리엄스 역의 아이스 큐브는 코트니 러브와 어울렸을 것 같다.

조연으로 출연한 리암 웨이트. 헨스트리지의 약혼자로 그녀를 주연으로 추천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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