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Enjoy TV > TV 가이드
‘VJ 특공대’ 잇단 무리수

성매매 현장이어 연출 조작 시청률 경쟁이 근본 원인

한국방송 <브이제이 특공대>가 무리수를 둔 방송으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10대 청소년 성매매 현장과 성기 모양의 먹거리를 여과없이 소개한 데 이어, 지난 18일치 방송에서 골동품 우표책 매매 모습을 사전 연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방송 6년째를 맞으며 소재가 고갈된 데다 에스비에스의 금요 드라마 공세에 선정적 소재와 자극적 연출로 맞서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지적이다.

2000년 5월 처음 방송된 <브이제이 특공대>는 ‘비디오 저널리스트’를 대중화하며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며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방송3사에 두루 생겨나기도 했다. 반면, 맛집 소개가 거의 매주 빠지지 않는 등 소재들이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흘러 ‘저널리즘’ 이름값을 못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에스비에스가 드라마를 <브이제이 특공대> 방송 시간인 금요일 밤 9시55분에 맞편성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드라마와 시청률 경쟁에 나서면서, 소재가 더욱 자극적으로 흐르게 되었다. 티브이유니온 등 외주사에서 제작을 맡고 있으나, 방송사 쪽과 기획·소재·편집 회의를 거치는 제작환경탓이다. 지난달 14일 ‘흔들리는 10대! 길 위의 아이들’ 편에선 10대 성매매 현장을 선정적으로 다루며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았다. 취재진은 여관에서 팬티만 걸친 남성의 모습과 10대 여성이 벗은 몸을 가리는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한 채 보여줬다. 같은 달 21일 ‘기묘한 음식 열전’에서는 남성 성기 모양의 버섯과 해산물, 물개 앞다리 요리와 함께 성인남녀의 음란한 발언 등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어 지난 18일 ‘다 줘도 안 바꾼다, 천정부지 몸값열전’ 편에서 ‘조작 연출’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수집전문가 정아무개씨와 담당 브이제이가 함께 한 시골집을 뒤져 골동품 우표책을 헐값에 사들인 뒤, 40만원에 팔아넘기는 장면을 내보냈다가 시청자들이 “너무 헐값 아니냐”며 비난하자, 정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촬영 뒤 우표책을 돌려줬고, 흥정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조작’ 의혹이 벌어진 것. 이금보 담당피디는 방송 다음날 “편집과정에서 제작진의 실수를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시청자들의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자극적인 소재로 드라마와 경쟁하려는 것은 ‘비디오 저널리즘’을 망치는 짓”이라며 “저널리즘 훈련을 제대로 받은 브이제이를 기용해 <브이제이 특공대>만의 신선한 다큐 제작 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