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장 장면. 물론 극중 재현이다. 만일 이게 다큐멘터리였다면….
<그때 그 사람들> 때문에 영화계 안팎이 들썩이고 있다. 이럴 때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영화가 바로 <효자동 이발사>다. 후자쪽이 더 넓은 시간적 범위를 다루고 있지만, 두 영화 모두 박통 정권을 배경으로 다루었고, 박통 암살 전후의 상황도 묘사되기 때문이다. <효자동 이발사>의 DVD는 감독과 마니아들이 직접 참여하여 정성스럽게 만든 서플먼트가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 요즘 같은 때라면 디스크2에 수록된 <그때 그 사건>(!)이라는 클립에 더욱 흥미가 동한다. 이것은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된 사사오입 투표부터 박통 저격까지의 역사적 사실을 신문사로부터 제공받은 사진(<그때 그 사람들>에 자료를 제공했던 바로 그 신문사다)과 함께 임찬상 감독의 해설을 담은 자료 영상이다. 흥미로운 건 실제 신문 스크랩과 함께 보여지는 영화 본편의 관련 장면들. 거친 입자에 흑백으로 처리된 이 장면들은, 허구의 영화와 실제 다큐멘터리 영상이 공존하는 <그때 그 사람들>과 너무나 닮아 있다. 정도는 달랐지만 <효자동 이발사>가 개봉되던 때도 ‘역사 왜곡’이니 하는 말이 없지는 않았고, 기본적으로 두 영화 다 블랙코미디다. <효자동 이발사>쪽이 조금 온건하게 보이긴 하지만, ‘그 시대 그 사람들’의 문제를 다루는 시선은 결국 동일한 것. 그런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란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효자동 이발사>와 함께 이 서플먼트는 <그때 그 사람들>을 보러가기 전에 미리 봐둘 필요가 있다. 그 시대가 얼마나 ‘웃기고 환장할’ 때였는가를 다시 한번 일깨울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