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과학으로 분석하면? 연인 뇌사진 찍어주는 이벤트도
발렌타인데이인 14일 거리는 초콜릿 바구니와 젊은 남녀들로 활기가 넘쳤다. 시대·장소의 가림없이 사랑은 최대의 관심사인 듯하다. 이런 사랑을 소재로 한 독특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져 화제다. 남녀간의 세 가지 사랑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한국방송 특집 3부작 다큐 <사랑>이 오는 3월15일부터 3주에 걸쳐 방영된다.
1부는 ‘900일간의 폭풍-사랑하면 예뻐진다’, 부제는 ‘Falling in LOVE’다. 열정적 사랑에 빠졌다 어느새 차갑게 식어버리는 사랑의 양태를 뇌과학으로 풀어본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지난해 4~11월 연애 100일째인 20대 연인 5쌍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장치’(fMRI)로 촬영해 보았다. 이를 통해 뇌의 특정부위 활성화와 열정적 사랑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본다. 진짜 사랑이란 초기의 열정인지, 아니면 그 뒤의 애틋함인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2부는 성에 대한 탐구다. 제목 ‘섹스 37.2°-사랑하면 건강해진다’의 부제는 ‘Being in Love’. 성적 완성을 갈망하는 뭇 연인들의 본능을 의학적·진화론적으로 접근한다. 사랑에 빠지면 왜 스킨쉽을 원하는지, 왜 성행위는 무한한 즐거움을 주는지, 도 성행위가 남녀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와 개인의 행복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답을 찾아본다. 이를 위해 입맞춤과 신체 변화, 성교 회수와 면역력, 배란기 여성의 신체와 이성선택 기준의 변화, 독신남과 신혼남의 정자 건강 비교 등 여러 의학 실험도 거친다. 실제 부부들의 심층 인터뷰로 이 시대 성의 의미를 찾아보고,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성은 무엇이었는지도 살펴본다.
3부는 ‘사랑의 방정식 5대1-사랑하면 오래 산다’이다. 오랜 세월 속에서 애착으로 더욱 가까워짐을 의미하는 ‘Staying in Love’가 부제로 달렸다. 수십년 함께 살아온 부부의 얼굴은 왜 닮아가는지, 생리적 의존도는 얼마나 높아지는지를 뇌의학과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 부부란 서로 없어서는 안 될 특별한 관계임을 밝혀본다. 또한 남녀의 갈등을 극복하고 사랑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랑의 방정식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의 과학자 30여명과 함께 1년여에 걸친 실험과 분석을 통해 제작됐으며, 막 사랑을 시작한 초보 연인부터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노부부까지 국내외 114쌍 커플을 인터뷰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고화질 에이치디 촬영과 크로마키세트·마이크로 촬영·열감지 카메라 등 다양한 장비를 이용하고, 컴퓨터 그래픽과 연기자를 활용한 드라마 기법도 동원해 공을 들였다.
한편 제작진은 2월 말까지 홈페이지(kbs.co.kr/love)를 통해 공모해 두 쌍의 연인을 뽑아, 3월14일 사랑에 빠진 뇌 사진으로 사랑을 고백할 수 있게 하는 이벤트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