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하나되는 아시아”
오랜만에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볼만한 수준높은 어린이 드라마가 방영된다. 교육방송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와 ‘공동제작 프로젝트’로 만들어 내보낸다.
한·중·일·홍콩 등 6개국 수준작
이 프로젝트는 2002년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의 아이템 교환 회의에서 어린이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논의로 시작해, 지난해 초 여섯 나라가 뜻을 모아 시작했다. 공통 주제는 ‘어린이의 정신적인 성장’으로, 7~9살 어린이 대상의 15분짜리 드라마로 결정했다. 작품의 화면과 등장인물의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대사는 최대한 줄이고, 더빙과 자막은 넣지 않았다. 내용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는 주인공의 내레이션으로 해결했다. 그저 “아이들의 성장 과정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두 이해할 수 있어 설명이 필요없는 드라마”를 의도한 것이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곳은 한국의 교육방송 외에 중국 <시시티브이>, 홍콩 <라디오티브이홍콩>(RTHK), 일본 <엔에이치케이>, 말레이시아 <라디오티브이말레이시아>(RTM), 몽골 <몽골라디오티브이>(MRTV) 등이고, 총괄 프로듀서는 아태방송연맹 어린이 프로그램 분과 의장인 정현숙 교육방송 티브이제작2국 3시피가 맡았다.
드라마는 하나같이 어린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아름답고 순수한 필치로 그려낸 수작이다. 지역적 차이가 있지만, 어린이들이 보편적으로 지닌 감성이 잘 드러나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을 듯 싶다.
1부는 한국의 <겁쟁이 내 이>(8일 저녁 7시15분)이다. 축구를 좋아해 ‘이빨 빠진 아이들’로 구성된 ‘빠진 이 축구팀’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이가 빠지지 않아 거절당하는 8살 소년의 이야기다. 소년은 축구팀에 들어가려는 욕심에 이를 빼기로 결심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2부는 <나무의 숨소리>(8일 저녁 7시30분)로 홍콩의 작품이다. 다른 홍콩 어린이들처럼 시끄러운 소음 속에 살아가는 소녀 슈훙이 주인공이다. 슈훙은 어느날 나무의 소리를 듣기 위해 수학여행을 가지만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지만 정전이 된 어느날 나무의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3부는 중국 작품인 <메이찌앙의 약속>(9일 저녁 7시15분)이다. 수줍음 많은 시골소녀의 이야기다. 여배우한테 아이스크림을 사다달라는 부탁을 받은 이 소녀는 실수로 돈을 잃어버리지만 수줍음을 무릅쓰고 엑스트라로 출연해 아이스크림을 사가지만 이미 여배우는 떠나버렸다. 그러나 소녀는 달리는 차를 쫓아가 약속을 지켜낸다.
4부는 몽골의 <망아지와 나>(9일 저녁 7시30분)다. 고비 사막 근처에 사는 소년 볼도가 주인공이다. 부모가 장사 때문에 집을 비우고 동생과 할머니와 지내던 볼도는 어느날 가장 친한 친구인 망아지를 늪에 빠뜨려 구하려 애쓰지만 소용이 없다.
자막없이 표정만으로도 알아봐
5부 일본의 작품은 <오믈렛>(10일 저녁 7시15분)이다. 국외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아빠를 위해 두 아들이 오믈렛을 만들기에 나서는 이야기다. 두 아들은 달걀을 깨는 일부터 난관에 부딪혀 태우고 떨어뜨리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급기야 계란이 모두 떨어져 돼지 저금통까지 턴 끝에 오믈렛을 완성한다.
6부는 말레이시아에서 만든 <나무타기>(10일 저녁 7시30분)이다. 또래 모임에 함께 어울리고 싶지만 나무에 오르지 못해 비웃음만 사는 소년 아담의 이야기다. 아담은 결국 엄마의 걱정스러운 지지 끝에 나무 오르기에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