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 토 밤 11시
2003년 일본 <T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이 지난 1월8일부터 CXM을 통해 국내 시청자를 찾아가고 있다. 11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드라마는 매주 토요일 밤 2회 연속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은 갑자기 회사에서 해고된 여주인공이 인기 만화가의 조수로 온천 여관에서 합숙하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교훈적인 드라마다. 건설회사에서 일하던 유미(다케우치 유코)는 갑자기 정리해고 통보를 받지만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라 새로운 기분으로 일을 찾기 시작한다. 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미처 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일본 전통 의상으로 대기업 출판사 아르바이트 면접을 본 유미는 바보 취급을 당한다. 그러나 출판사의 별실에서 회의를 하던 인기 만화가 사쿠라이 지로(아베 히로시)는 우연히 유미를 보고, 다음 작품을 위한 3개월 동안의 온천 여행에 유미와 동행하겠다고 말한다. 온천 여관 ‘유노하라’에서 지내게 된 유미는 완고하고 엄격한 여관 주인 유노하라와 사사건건 부딪치게 된다.
착하기만 한 주인공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견뎌낸 뒤 인간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담은 이 드라마는 따뜻하고 잔잔해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두 주인공의 애정관계를 기대한 시청자에게도 실망만을 안겨줄 것이다. 그러나 억지로 의미를 부여하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대신, 온천 여관이라는 좁은 장소를 배경으로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살리고 그들이 맺는 관계를 유쾌하게 그려낸 것은 이 드라마만의 장점이다. 이라는 제목처럼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져서 저절로 환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각 인물의 성격을 잘 표현해낸 배우들의 공이 크다. 주인공 유미 역을 맡은 다케우치 유코는 영화 과 드라마 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배우. ‘유코의 푼수 같지만 순수한 미소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볼 가치가 있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드라마 속에서 그의 웃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천진난만하고 따뜻한 유미라는 캐릭터는 각박한 세상에서 언뜻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케우치 유코의 발랄한 연기 덕에 매력적인 캐릭터로 살아났다. 으로 익숙한 아베 히로시 또한 다소 결단성 없는 소심한 남자 사쿠라이 역을 맡아 조금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그동안 보여준 엉뚱하고 과장된 연기 대신 인물의 심리를 복합적으로 표현해 낸 그의 연기는 색다른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