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의 승부였다. 와 가 맞붙었던 지난 주말, 관객들은 일단 의 손을 들어줬다. 두 영화의 서울 이틀 스코어 차이는 고작 300명. 두편 모두 스타파워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었지만 역시 스타는 목소리보다 실물이 우선이다. 전국누계도 가 39만5천, 가 38만으로 비슷한 수치. 입장에서는 아쉬운 2위지만, 스크린수가 보다 50여개 더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흥행내용도 어쨌거나 2등이다. 까지 박스오피스에 가세하면서 탑10 작품중에 , , , 등 대작 애니메이션 4편이 나란히 오른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각 작품의 개봉시간차 때문에 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애니메이션이 흥행 절반을 차지하는 것도 매우 드문 케이스다.
전주 1위였던 의 흥행몰이도 계속됐다. 2주차에 전국누계가 벌써 138만명이다. 3시간 반이라는 긴 러닝타임 때문에 상영횟수는 다른 영화에 비해 모자라지만 상영작중 가장 많은 전국 268개의 스크린수가 일단 이 약점을 커버했다. 미국 개봉시 형편없는 흥행성적으로 거의 재앙이라는 혹평을 받은 는 미국 이외의 전세계에서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리스, 노르웨이, 포르투칼, 싱가폴, 말레이시아, 러시아에서 개봉과 동시에 모두 박스오피스 1위를 했었고 한국도 여기에 예외가 아니었다. 주말에 전국적으로 를 본 관객은 58만명으로 와 의 약 40만명과 비교해 볼때 월등히 많다. 주말 전국관객으로만 따지면 가 1등인 셈이다.
이번주 4위를 차지한 도 전혀 부끄럽지 않다. 3주차에도 서울관객 7만여명을 불러 모았고, 전국누계는 무려 216만명에 달한다. 이는 국내 개봉 일본영화중 최다관객 동원작이었던 하야오의 전작 이 세웠던 개봉 8주차 200만 기록을 불과 3주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이로써 국내 흥행 1위인 일본영화는 공식적으로 이 됐다. 일본에서도 개봉 44일만에 천만관객을 돌파한 의 흥행은 아직 그 끝을 속단하기 이르다.
전주 1,2,3위는 와 의 진입으로 그대로 두계단씩 하락했다. 역시 3위에서 5위로 밀렸지만 흥행내용은 좋은 편이다. 주말 서울관객은 6만여명으로 5위 작품으로는 훌륭하고 전국관객도 50여만명을 더 보태 100만여명에 육박한다. 니콜라스 케이지를 비롯해 제작진이 내한까지 하고 미국에서는 3주연속 1위를 차지했던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지금 한국 극장가에 만만한 작품들이 별로 없다. 이런 블록버스터 풍년에서 이 정도면 선전하는 편이다.
6위에 오른 은 이제 전국 관객 100만명을 넘었다. 현재까지의 누계는 약 113만명. 스크린 수를 볼때 앞으로 2주 정도는 탑10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최종 140만명선에서 마무리 될 듯 하다. 개봉 5주차에 접어든 도 이제 2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톱스타를 내세운 작품들도 200만 돌파가 쉽지 않은 요즘인데 은 제몫을 다하고도 남았다.
상대적으로 작품이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요즘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주름잡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개봉 2주차인 는 8위로 밀리면서 전국누계는 35만명이 채 안된다. 다음주면 탑10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이고 총누계도 50만명 돌파가 힘들듯 하다. 전주 9위였던 은 이번주에는 12위로 밀리면서 탑10에서 사라지는 비운을 겪었다. 의 국내 최종 스코어는 135만명. 이렇게까지 안될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일본 개봉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영화 , 가 이번주에 새로 개봉해 반격을 노리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강력한 경쟁작은 주성치의 과 주드 로,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 이중에서도 이 힘겨운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성치는 내한까지 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상태다. 한달넘게 지속된 박스오피스 1주 천하를 이 그대로 이어 받을지, 12명의 도적들이 합심해 지켜낼지 다음주 결과도 자못 궁금하다.
온라인팀 고일권
1. 순위는 2005년 1월 8일~9일 서울 주말 수치를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2. 배급사별 집계에 토대한 결과이므로 실관객수와 다소 차이가 있을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