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호랑이가 제일 무섭다는 조제는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을 때 호랑이를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수족관에 가고 싶었던 것도 조제에겐 물고기가 행복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을 좋아하는 조제는 츠네오와 함께하며 그에게서 물고기와 호랑이 즉, 행복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그러나 그녀가 유모차를 버리고 츠네오의 등에 업혔을 때 츠네오는 그 무게를 오랫동안 지탱하지 못한다. 이별의 두려움을 조심스레 안으며 원작소설이 끝났다면 영화는 그 두려움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조제와의 이별 뒤 영화는 츠네오의 눈물을 보여주지만 영화는 신파가 되지 않는다. 츠네오 없는 세상에서 전동식 휠체어를 다리 대신 사용하고 혼자 고기를 구워먹으며 행복을 찾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에선 당당함마저 느껴지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운 DVD 화질에 사운드는 2채널만 지원할 뿐이지만 이와이 순지의 DVD들처럼 그것이 오히려 영화와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기대되었던 감독과 배우들의 코멘터리는 그다지 내용이 없어 실망스럽지만 71분 분량의 메이킹과 5개의 삭제신 등의 부록이 위로해준다. 특히 각색을 담당했던 와타나베 아야가 직접 연출한 10분 분량의 단편 는 에서 사용된 소품들을 그대로 사용하며 풍으로 제작되었는데, 와타나베가 어떤 관점으로 를 바라보고 있는지 힌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