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1월8일(토) 밤 11시50분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1940년대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유럽이나 할리우드영화에서 볼 수 있었듯 무수한 영웅들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은 이렇듯 흥미진진한 시대를 카메라로 들여다보면서 어느 위선적 인물의 삶을 고찰하고 있다. 이같은 작업은 거짓말에 능통한 한 인물을 보는 것이자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의 어느 지점을 다시금 방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전쟁의 막바지에 이르러, 시골 남자 알베르 데우스는 갑작스럽게 영웅이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는 전쟁의 고통과 혼란을 견뎌낼 자신조차 없다. 게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사실은 알코올 중독으로 지극히 평범하게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알베르는 어머니가 타고난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후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을 깨닫는다. 그 역시 최고의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다. 에서 우리가 주목할 사람은 주인공 알베르다. 그는 실제 인생보다 더 파란만장하고 존경받을 만한 삶을 그럴듯하게 꾸며내 영웅 행세를 한다. 레지스탕스에 합류한 그는 스스로 존재하지도 않았던 영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체험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기 시작한다. 스크린 속 영화배우가 그렇듯, 카멜레온같이 변신하는 것이다.
위선적 ‘영웅’인 알베르를 연기하는 것은 마티외 카소비츠. 등의 영화로 알려진 영화감독이자 배우다. 순진하기 그지없는 마스크의 그는, 남들을 그럴듯한 언변으로 사로잡고 속여넘기는 사기꾼을 연기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배우일 터다. 마티외 카소비츠는 등의 연출작뿐 아니라 (2001) 등에선 배우로서 호연을 보인 바 있다. 에서 주목할 것은 한 시대의 공기와 분위기이다. 권력과 야심, 민족적 우월성을 토대로 하면서 나치즘과 레지스탕스가 충돌하는 무렵, 많은 이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눈과 귀조차 멀게 된다. 여기서 상상과 허위를 조작하는 어느 인물의 일대기는 아슬아슬하고 위태한 시대의 공기를 대신 전하고 있는 셈이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클로드 밀러 감독 등의 영화에서 시나리오를 쓰면서 데뷔했다. 등을 연출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은, 논쟁적이자 블랙코미디의 요소, 그리고 배우의 빼어난 연기를 담은 소품을 만들어냈다. 그의 최근작으로는 뱅상 카셀 등이 출연하는 범죄영화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