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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vs DVD]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일반·특별판 VS 40주년 특별판

스탠리 큐브릭과 유가족이 DVD 제작에 관여하는 수위는 엄청났다고 한다. MGM과 워너가 내놓은 큐브릭 영화의 DVD들이 멋스럽지 못한 데는 그런 이유가 숨어 있다. 반면 큐브릭 작품의 DVD 판권을 한편씩만 보유하고 있는 콜럼비아와 유니버설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와 <스팔타커스> DVD 제작에 남다른 애정은 물론 독자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얼마 전 선보인 <스팔타커스> 특별판에 이어 40주년 특별판으로 출시된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하나 발견된다.

1999년에 처음 나왔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DVD는 큐브릭의 확인을 거친 판본임이 재킷에 적혀 있다(이 DVD를 떠나보낸 탓에 확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아나모픽이 지원되지 않는 이유- DVD와 플레이어의 여건상 1.33:1에서 1.55:1 사이를 넘나드는 화면비율을 맞출 수 없다- 는 둘째 치고, 잡티가 자주 보이는 멀건 영상은 우수한 편이 아니다. 이후 2001년에 출시된(한국은 2002년 출시) 특별판은 ‘영화 진행과정과 숨겨진 이야기’,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까지의 큐브릭 초기 기록’ 등 몇 가지 부록을 더했으나, 영상과 소리는 1997년판과 대동소이하다. 올해 등장한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40주년 특별판은 개봉 40주년을 맞아 복원 상영된 필름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처음 보면 기존판에 비해 너무 어둡고, 일부 잡티도 여전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복원작업 덕에 흑백의 깊이를 더한 깨끗한 영상은 필름의 질감에 근접해 있다. 또한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와 핵 위협’, ‘로버트 맥나마라 인터뷰’ 등 새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세편 추가, DD, DTS 5.1 사운드 수록, 한글자막 전체 지원 등 반가운 것이 많다. 문제는 화면비율이다. 제작은 물론 홍보에까지 일일이 끼어들면서 편집증을 드러냈던 큐브릭에겐 자신의 영화가 각 나라에서 각기 다른 화면비율로 상영되는 게 근심거리 중 하나였다. 그 결과 홈비디오의 화면비율을 지정하기에 이르렀고, 2.35:1 사이즈로 찍힌 몇편을 제외하곤 1.33:1 또는 그에 가까운 포맷을 고집했던 그다. 그런데 그것도 예전 이야기다. 막상 첨단 AV 시스템을 갖춘 가정에서 자신의 영화를 DVD로 보고 있는 사람과 마주한다면 그의 마음이 바뀔 법도 하다. 콜럼비아가 아나모픽 지원을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영상의 아래위를 과감하게 잘라버린 명분은 그렇다. 하늘에 있는 스탠리 큐브릭의 표정이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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