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는 DVD도 호사스럽게 마련이다. 감독판과 엄청난 부록으로 유혹하는가 하면, 가지가지 선물을 더한 것도 있다. 그러나 <해리 포터> 시리즈의 DVD는 몇년째 제 갈 길만 간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가족을 위해 기획된 놀이동산으로의 초대장이라 하겠다. 이 공원에 출입한 사람은 AV적 만족감이나 골치 아픈 영화 분석 같은 걸 구하기보다 DVD와 함께 그야말로 ‘놀면’ 된다. 진정한 가족용 DVD가 아닐 수 없다. 새로운 감독을 맞이했고, 13살짜리 세 주인공은 이제 런던의 뒷골목을 걷는 청춘들처럼 보이며, 마법의 세계는 이전보다 어두워졌으나 DVD의 사랑스러움은 한결같다. 부록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제작과정과 인터뷰 등이 들어 있는 ‘점술수업’ 외에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 ‘대강당’, ‘호그와트’, ‘허니듀크 둘러보기’는 퀴즈나 게임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달콤한 사탕을 한 아름 집을 수 있는 허니듀크 사탕가게와 흥미진진한 루핀 교수의 마법수업 다음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시간을 기다린다. 이런, 지겹다고? 그렇다면 뚱보 쥐 스캐버스 잡기 놀이나 캐도간 경과 함께하는 미로게임은 어때? 그렇지만 마냥 좋아하기엔 이르다. 둔한 사람은 게임을 마친 뒤 끔찍한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본편 영상과 소리가 뛰어난 것은 물론, 이에 더해 본편과 메뉴 등 부속요소에까지 한국어 더빙이 지원되는 것도 좋다. 이 DVD의 주고객인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다. 이 정도 즐거움이라면 열 마법사가 안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