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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성에 재미를 더해 부활! < !느낌표 > 12월11일 방영 재개

MBC < !느낌표 > 12월11일 방영 재개… 통일과 장기기증 문제 등 과감한 아이템 도입

< !느낌표 > MBC 토 밤 10시45분

오는 12월11일 < !느낌표 >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MBC에는 ‘환영’의 전화가 쇄도했고 “그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왜 없앴냐!”는 종영 이후 계속되던 항의도 사라졌다. “그래서 더 부담스럽다”고 제작진은 고백하지만 또한 자신한다. “전작을 능가할 만큼 파장은 클 것”이라고.

제작진의 말마따나 지난 2년2개월간 < !느낌표 >가 가져온 파장은 대단했다. 온 국민을 책벌레로 만들었는가 하면 ‘나라’도 못할 것 같던 고등학교 0교시를 폐지시켰고, 청소년 복지법 개정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의 가족상봉은 국민의 잠재됐던 의식을 일깨우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했던 < !느낌표 >라 한들 제작진의 자신감이 너무 큰 건 아닐까? 어쨌든 아이디어의 한계를 느껴 종영됐던 프로그램이 아니던가. 김영희 담당 PD는 “‘아시아 아시아’보다 더 감동적이고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보다 더 좋은 게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고. 다시 시작하는 < !느낌표 >는 7∼8개월 만에 찾아낸 그 해답인 셈이다. 더 실험적이고, 더 재미있고, 더 감동적으로 바뀌었다는 이번 < !느낌표 >는 무엇보다 아이템의 ‘과감함’이 눈길을 끈다. 김영희 PD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통일, 그리고 장기기증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은 그 대표적인 코너다. 신동엽이 진행을 맡아 제목 그대로 남북한 어린이들이 함께 퀴즈대결을 펼친다. “무산되긴 했지만 평양 도서관 건립을 진행하며 우리 아이들의 통일관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는 김영희 PD는 “언젠가 통일을 쉽고 재미있게 다루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남북한 어린이들을 한곳에 모을 수 있었을까? 비밀은 합성에 있다. 북한의 퀴즈 프로그램을 입수해 그 문제를 우리 아이들이 동시에 풀게 한 뒤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합성하는 것. 김영희 PD는 “남북한 어린이들의 확연히 다른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장애인 개안 수술을 돕는 ‘눈을 떠봐요’도 주목할 만하다. 김제동과 god가 진행을 맡아 장기이식의 중요성의 강조를 통해 장기이식 이벤트도 펼친다. “지난해 한해 안구기증자가 70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김영희 PD는 “감동을 통해 시청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확신한다. 여기에 몰래카메라 100대가 동원돼 우리의 모습을 담아낸 이경규의 ‘대한민국의 오늘을 찍는다’가 더해져 다시 돌아온 < !느낌표 >가 완성된다.

그렇다면 1회분 촬영이 끝날 때까지 모든 코너를 비밀에 부쳤다는 제작진이 이번 < !느낌표 >에 거는 기대는 무엇일까. 김영희 PD는 “통일세대의 주역이 될 아이들이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 통일에 대해 무지한 그들에게 “통일하자!” 강요가 아닌, 북한에 대해 생각해보고, 조금이나마 통일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또한 “외국처럼 운전면허를 딴 즉시 장기이식 여부를 운전면허증에 표시하는 제도가 마련되기를” 덧붙인다. “불가능할지도 모를 일”들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가 다시 시작하는 < !느낌표 >를 지켜보는 관건이라 하겠다. 각 코너를 맡고 있는 진행자들의 면면도 지나쳐선 안 된다. 전작에 이어 이번 < !느낌표 > 역시 톱 개그맨들이 대거 포진됐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원활한 진행을 하는 데는 개그맨들만큼 적절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김영희 PD는 이들만이 ‘공익성’에 ‘재미’까지 담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웃음을 줘야 할 개그맨들을 선도원으로 만든다는 불만도 심심찮게 들리는 만큼 이들이 어떻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또한 굳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익성을 다룰 필요가 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희 PD는 “< !느낌표 >는 재미를 갖춘 오락 프로그램이다. 공익적인 부분들이 크게 부각되었을 뿐 오락적인 부분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어떤 프로그램이든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방송은 방송이 아니라는 게 자신의 지론”이라 덧붙인다. 예능 PD로서 <이경규가 간다-정지선 지키기>(1996)를 시작으로 <칭찬합시다>(1998), < !느낌표 >까지 달려온 데는 그 지론이 바탕이 된 셈이다.

많은 성과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담고 있는 다시 돌아온 < !느낌표 >가 제작진의 강한 의지만큼 시청자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그 첫 방송을 지켜보도록 하자.

남지은/ <스카이라이프> 기자 myviollet@hani.co.kr

‘눈을 떠봐요’ 코너의 공동진행자 godgod, 과연 성공할까?

< !느낌표 >는 ‘웃기는’ 개그맨들의 이미지를 바꾸어놓은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몸’을 던져야 했던 이경규를 동물애호가로 만들어놓았으며, ‘띨띨한 개그맨’ 순위에서 빠지지 않던 유재석을 ‘독서 많이 할 것 같은 연예인’ 상위권에 진입시켰다. 하여 < !느낌표 >엔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개그맨들의 출연요청이 끊이지 않는다는 후문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그런 가운데, <눈을 떠봐요>의 공동 진행자로 발탁된 god의 출연에 의견이 분분하다. 톱 개그맨들을 고집하던 < !느낌표 >에서 그들이 등장은 이례적인 게 사실이다. “스타성과 인간미를 겸비한 인물이 필요했다”는 김영희 PD는 오락성과 공익성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 !느낌표 >에서 god는 “제격”이라고 말한다. 고정 팬을 통한 시청률은 물론, 그들의 따뜻한 이미지는 프로그램의 감동을 배가시켜주기 충분할 것이기 때문.

“좋은 일이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참여하고 있다”는 god 역시 7집의 쇼케이스를 앞두고 밤샘 연습을 하는 가운데 매일 2시간씩 <눈을 떠봐요> 촬영에 임하고 있을 정도로 열성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육아일기>를 통해 인기의 발판을 마련했던 그들이기에 이번 출연 역시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핵심 멤버인 윤계상이 빠진 상태에서 주춤한 god의 재기에 < !느낌표 >가 자리를 내준 게 아닌가 하는 눈초리도 빼놓을 순 없다. 능숙한 김제동 옆에서 그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유가 무엇이든 다시 시작하는 < !느낌표 >에 다시 시작하는 god가 어떤 활약을 펼쳐 보일지, < !느낌표 >를 통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