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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액세스 영상제를 찾은 <참새의 꿈>의 하이다르 M. 다파르 감독
글·사진 김수경 2004-11-11

“이라크인들이 미군을 미워하는 건 당연하다”

하이다르 M. 다파르(33) 감독은 쾌활한 사람이다. 일상의 그에게서 이라크 전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총알을 피해다니는 긴박감은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알-니렌(Al-Niehren) TV의 카메라 감독이자 영상운동가인 그는 자신이 만든 다큐멘터리 <참새의 꿈>을 들고 제4회 퍼블릭 액세스 영상제를 찾아왔다. <참새의 꿈>은 독재자 후세인 검거 상황을 여러 각도로 보여주면서 외세인 미군에 대한 반감과 폭정을 일삼던 사담 후세인에 대한 분노 사이에서 이라크인들이 겪는 혼란을 그려낸다.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그에게서 들은 이라크와 영화 이야기.

영화를 시작한, 카메라를 잡은 동기와 지금까지 했던 작업을 소개한다면.

영화를 찍는 건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다. TV방송은 그저 직업이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촬영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두편의 극영화를 만들었고, 주로 <문명의 땅> <참새의 꿈> 같은 다큐멘터리 작업을 했다.

이번에 출품한 <참새의 꿈>에 대해.

<참새의 꿈>은 사담 정권이 무너진 4월부터 2개월간 촬영한 작품이다. 이라크에서 다큐멘터리는 보통 6개월 정도의 제작기간이 필요한데 이 작품은 무려 14개월이 걸렸다. 이 작품을 하면서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일종의 문화적 단절이랄까. 모든 게 미쳐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담이 물러나고 미군이 왔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들은 계속 죽어나갔고, 그런 상황에서 이라크인들이 미군을 미워하는 건 당연했다.

한국의 파병에 대해.

사실 그것은 자본으로 이루어지는 비즈니스다. 똑같이 이라크가 서울로 군대를 파병한다면 한국 사람들 기분은 어떻겠나? 미군이 서울을 통제한다면?

현재 이라크에서의 삶을 묘사한다면.

사담은 이라크를 세상에서 제일 큰 감옥으로 만들었다. 미군이 와서 통제는 더 강해졌다. 위험은 계속되고 통제만 강화된다. 한국으로 오기 10일 전 4살 먹은 아들에게 유치원에 왜 안 가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아이는 “어제 유치원 마당에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답하더라. 나 역시 미군에 잡혀서 죽을 뻔한 적이 두번이다. 많은 카메라 감독들이 현장에서 죽었다.

미국 대선이 곧 시작되는데.

미국의 대외정치는 본질적으로 하나다. 누가 돼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작업 계획.

예술가란 원래 계획이 없는 사람이다. (웃음) 다음에는 이라크의 테러리스트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 돌아가면 시나리오를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