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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스승 채플린, <찰리 채플린 스페셜 컬렉션>

<찰리 채플린 스페셜 컬렉션> The Chaplin Collection

1919∼59년

감독 찰리 채플린

상영시간 총 1123분

화면포맷 4:3 스탠더드

음성포맷 DD 5.1, 2.0

자막 한글,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베이징어, 타이어

출시사 워너브러더스(총 11장)

채플린의 대표작들을 엄선한 본 컬렉션의 백미는 타이틀마다 수록된 다큐멘터리 <채플린 투데이>다(<채플린 레뷔> 제외). 이것은 해당 작품의 간략한 제작과정과 함께 채플린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받은 현역 감독들의 현재 모습을 대비시키는 형식. 끊임없이 기억되고 인용됨으로써 영원한 생명력을 갖는 고전의 저력은 물론, 그것이 현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특히 <키드>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편과 <서커스>의 에미르 쿠스투리차 편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데뷔작 <빵과 골목>에 아역으로 출연했던 배우와 그의 아들(맨 왼쪽)에게 <키드>를 보여주는 키아로스타미는 자신과 채플린의 공통점을 ‘예술보다는 인생을 추구한 것’으로 요약한다(왼쪽에서 두 번째). 이제는 중년이 된 아역 배우의 영화 속 모습과 <키드>의 재키 쿠건, 그리고 극중 돌 던지기를 흉내내는 배우의 아들(가운데)은 서로 너무나 닮아 있었다.

찍고 있던 영화를 접은 쿠스투리차가 호텔방에서 홀로 <서커스>를 보는 장면은 더욱 폐부를 찌른다(오른쪽에서 두 번째). <서커스> 역시 채플린의 편집증적인 완벽주의와 문란한 개인사 탓에 여러 차례 제작이 중단되었기 때문(맨 오른쪽, 화재로 전소된 세트장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채플린. 영화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모두가 떠나고 먼지가 날리는 공터에 홀로 남은 ‘방랑자’의 모습을 보는 쿠스투리차 감독의 얼굴에는 피로에 지친 영화 노동자의 얼굴과 감동에 젖은 관객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교차한다. ‘내가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김송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