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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팬티 인터넷으로 팔까 했다고? <냉정과 열정 사이>

<냉정과 열정 사이> 冷情と熱情のあいだ

2001년

감독 나카에 이사무

상영시간 125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5.1

자막 한글, 일본어, 영어

출시사 마블엔터테인먼트(2장-한정판, 1장-일반판)

오디오 코멘터리를 ‘학구 ·정보파’와 ‘잡담 ·재미파’로 나눈다면, <냉정과 열정 사이>는 단연 후자에 꼽힐 것이다. 코멘터리에는 이 판타지 로맨스의 화면을 곱게 장식했던 두 주인공 대신 조연인 유스케 산타마리아와 시노하라 료코(위에서 두번째), 프로듀서와 감독이 나오는데 예상대로 산타마리아(위에서 세번째, 산타마리아는 감독이 이 장면에 대해 “이것은 유스케만이 지을 수 있는 표정”이라고 칭찬(?)하자 득의양양)의 독무대다. <춤추는 대수사선>으로 유명해진 그는 실제로 일본에서도 왁자한 입담으로 유명한 인물. 이탈리아 로케를 ‘2박4일’로 다녀왔다느니(왼쪽 네번째, 실제로는 일본 세트 촬영이었다), 동료 연기자가 묵었던 방에 젖은 팬티가 널려 있어 인터넷으로 팔까 했다느니, 시노하라의 어색한 보디 랭귀지 덕분에 영화가 살았다느니 하는, 거의 헛소리에 가까운 멘트들로 코멘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데 중반을 넘어서면 결국 그의 페이스에 말려든 프로듀서와 감독도 맞장구를 쳐가며 가세하기에 이른다. 다소 성인 취향의 스토리답게 야한 농담도 부지기수.코멘터리의 대미는 산타마리아의 보조를 열심히 맞춰주던 시노하라의 뱃속에서 들린 ‘꼬르륵’ 소리와 일행의 황당하다는 멘트(맨 아래, 잘 들리지는 않지만, 여기서 시노하라의 '꼬르륵' 소리가 나고 그에 대한 게스트들의 황당한 반응이 코멘터리의 절정을 장식한다. 실제 장면의 심각한 분위기와 대극을 이루는 대표적인 대목). 여기까지 가면 과연 다들 제정신들인가 싶겠지만, 그래도 본편과 너무나 다르다보니 오히려 즐겁고 지루하지 않다. 반대파들조차 시노하라의 “이런 걸 누가 들을까요? 짜증나서 꺼버리지나 않을까요?”라는 말보다 산타마리아의 “그러니까 (영화를) 여러 번 봐서 질렸을 때나 듣는 거야”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코멘터리가 DVD를 조금은 색다르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다케노우치 유타카나 진혜림이 저랬다면 절대로 용서가 안 되었겠지만. ‘조각 같은 얼굴과 몸매’를 자랑하는 다케노우치 유타카와 산타마리아는 의외로 상호보완적인 친구 사이란다(맨 위).

김송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