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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프로모션플랜(PPP) 홍보담당 한소미
박혜명 2004-10-21

“영화제 일, 마약 같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PPP 홍보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한소미씨는, 부산영화제와 서울여성영화제를 오가며 일하는 영화제 전문 스탭이다. 지난 9일을 끝으로 PPP가 폐막한 이후에도 “홍보팀 소속”이라는 당연한 책임 때문에 다른 업무를 돕느라 인터뷰룸 근처를 떠나지 못하던 한소미씨. 인터뷰를 돕기만 하다 막상 인터뷰 대상이 되니 몹시 쑥스러웠던지 보일 듯 말 듯 얼굴을 붉히면서도, 홍보 스탭다운 다정함과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언제부터 영화제 스탭으로 일하기 시작했나.

지난 7회 부산영화제 때 자원봉사로 시작했다. 그러고나서 8회 때 정식 홍보팀 스탭으로 합류했고, 올해 5월에는 6회 서울여성영화제 홍보팀에서도 일했다.

스탭으로 결정되면 일은 언제부터 시작하나.

포지션마다 다른데, 보통 넉달 전부터 시작한다. 서울에서 준비하다가 영화제 시작하기 3주 전에 부산에 내려온다.

영화제 기간 중에는 기상·취침 시간이 어떻게 되나.

많이 자면 네 시간, 못 자면 1시간도 못 잔다. 평균 3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폐막 뒤에 남아서 하는 일은.

마무리다. 내가 했던 일들에 대한 결과물을 남기는 것. 영화제 스탭이 100명이 넘고, 팀별로 ‘헤쳐 모여!’ 식으로 일하다보면 자기 일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을 아는 사람은 본인밖에 없다.

그렇게 힘든 일을 계속 하게 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마약 같다.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나…’ 싶다가도, 영화제 끝나고 한달만 지나면 내년에 또 해야지, 생각한다. (웃음)

가장 스트레스받을 때는.

(곰곰이 생각하다) 그렇게 심하게 스트레스받을 때가 없어서…. 그런데 매체랑 게스트랑 인터뷰 조율하는데 어느 한쪽이 펑크내면 그건 정말 아찔하다.

가장 보람있었던 기억.

바로 며칠 전에 <씨네21> 데일리팀과 에드워드 양 감독 인터뷰를 연결했을 때다. 맘 같아선 정말 해주고 싶었는데 감독이 인터뷰를 잘 안 해주는 사람인데다 비공식 게스트로 와서 <씨네21> 데일리팀도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그래도 인터뷰를 잡아보려고 계속 연락했다. 감독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호텔 룸으로만 했다. 그러다 극적으로 감독의 부인하고 연락이 됐는데, 이틀 뒤면 괜찮겠다는 답을 받아냈다. 그러더니 정말 이틀 뒤에, 시간도 기억난다. 2시45분에 연락이 와서는 3시에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다. 전화 끊자마자 바로 데일리팀에 연락하고, 기자들은 인터뷰 장소로 날아가고, 인터뷰 자료는 그쪽까지 퀵으로 보내고, 난리도 아니었다. 다음날 데일리에 ‘독점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정말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

사진 장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