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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피끓는 청춘! <젊은 그들>
이승훈( PD) 2004-10-21

1955년 흑백 89분

감독 신상옥 출연 최은희, 최무룡, 강계식, 최남현

EBS 10월24일(일) 밤 12시

신상옥의 초기작에 속하는 <젊은 그들>은 1930년 9월부터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김동인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흥선대원군 등 몇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가공인물이어서 김동인 스스로도 역사소설이 아닌 통속소설로 불렀다고 한다. 구한말 강화도조약 체결로 문호를 개방한 이후 흥선대원군과 그 세력들이 실각하고 명성황후를 비롯한 민씨 일파가 득세한 시기에, 숙청된 흥선대원군 일파의 후예들이 이활민이라는 선비의 집 활민숙(活民塾)에서 대원군의 복귀를 준비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대부분이 허구지만, 영화 속 배경은 구식 군대가 급료 미지불 등에 불만을 터뜨렸던 ‘임오군란’까지 들어가 있으며, 당시 병조판서였던 민겸호를 주인공 안재영(최무룡)이 끝까지 쫓아가 살해하고, 자신도 민겸호의 총을 맞고 죽는 것으로 끝난다. 거기에 대원군 시절 측근이었던 집안인 안재영의 정혼자인 이인화(최은희)와의 로맨스도 가미돼 있다. 활민숙에서 함께 수학하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다가 마지막 민겸호를 죽이러 잠입했다 붙잡힌 안재영이 총살당한 줄 알고 그의 복수를 하려고 민겸호를 추격하다가 안재영을 품안에서 떠나보내는 남장 여자로 등장하고 있다.

두세번 정도 등장하는 액션신은 지금 보면 상당히 특이하다. 아무런 효과음도 없고 서부극에서 썼을 법한 음악을 배경음으로 깔아 편집해 어찌보면 싸움을 하는 게 아니라 춤을 추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또, 군데군데 등장하는 민초의 정권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는 당시의 자유당 정권 시절에 대입하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마지막 한 가지 옥에 티라면 편집에서 기술적인 실수들이 여기저기 보인다는 점이다. 영화 속에 실수로 삽입된 슬레이트보드(일명 딱따기)를 꼭 한번 찾아보시기 바란다.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