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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멜로영화의 전형, <구름>
이승훈( PD) 2004-10-14

1968년 컬러 94분

감독 정진우

출연 신성일, 문희, 윤일봉, 김동원

EBS 10월17일(일) 밤 12시

이봉조의 애절한 색소폰 연주와 함께 시작하는 정진우 감독의 통속 멜로영화 <구름>은 현실에선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위해 몸부림치는 두 남녀의 지난한 애정의 도피행각을 그리고 있다. 당시 최고의 배우인 문희와 신성일이 그 애절한 사랑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정아(문희)는 아버지의 반대로 가난한 화가인 현(신성일)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황대규(윤일봉)와 결혼식을 올릴 수밖에 없다. 결혼식 전날까지 현과 정아는 함께 밤을 보내며 이룰 수 없는 그들의 사랑을 안타까워한다. 신혼여행 가는 열차 안에서 현과 대면한 대규는 시비 끝에 대규가 실족하여 기차 밖으로 떨어져버리고, 겁먹은 현과 정아의 도피행각으로 영화는 계속 진행된다.

두 연인이 등장하는 신에서는 어김없이 애절한 이봉조의 색소폰음이 깔리고 가끔은 더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이 흐르기도 한다. 낭떠러지 끝으로 내몰린 두 사람의 심정을 보여주기 위해 감독은 애절한 음악과 아름다운 컬러화면 등을 만들려고 꽤 많은 신경을 썼던 것 같다. 또한 도피하는 두 사람만의 그림 사이사이에 엿보는 사람의 그림자, 눈동자 등의 장면을 넣어 쫓기고 도망다니는 두 사람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배려도 하고 있다.

영화 속 문희의 대사처럼 “사랑의 공범”이 된 두 사람은 결국 이룰 수 없는 현실을 등지는 “화려한 종말”을 고하려 한다. 현의 말처럼 “우렁차고 긴 기적을 울리며 출발”하는 그들만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하지만 영화는 끝까지 봐야 한다. 다소 황당한 반전(?)이라고나 할까? 직접 확인해보시길….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