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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예찬 영화제작단 - <갈매기> <무제> 촬영현장
2004-10-12

그들은 한 몸이었다. <갈매기>를 연출하는 이의태(27) 씨팀과 <무제>를 연출하는 민예지(21) 씨팀은 알고 보면 같은 팀이다. 총 5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영상원 3학년 동기들. 아이디어는 넘쳐나고, 어느 하나만 공모전에 내기에 아까웠던 이 00학번 청춘들은 결국 두 개의 시나리오를 제출했다. “하나라도 되면 다행”이란 심정으로 냈던 시나리오는 둘 다 당선됐고, 남들은 한 편 찍기도 부족한 시간에 이들은 결국 두 편이나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깨물어도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어느 하나 썩히기 아까웠던 시나리오 두 개를 모두 영화로 제작하게 된 것이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합체해봤자 5명밖에 안되는 이 ‘초경량 알뜰 패키지’인 두 팀, 아니 한 팀의 제작체험기가 궁금하다.

갈매기와의 한판! - B급 코미디 <갈매기> 현장

부산 해운대에 갈매기가 없다니, 이게 웬 말이냐. 이의태씨가 지휘하는 <갈매기>는 B급 영화를 지향한다. 최소한의 인원과 경비로 최대한의 웃음과 재미를 끌어내보자. 5명은 그렇게 의기투합했고, 갈매기 때문에 인생이 꼬이는 남자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 후 두둥! 해운대에 도착한 이들은 당황하게 된다. 부산만 오면 가득할 줄 알았던 갈매기는 온데간데없고 웬 비둘기, 아니 닭둘기만 해변에 푸드덕 날아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오륙도 가는 여객선에서 새우깡으로 갈매기 꼬여내는데 성공한 <갈매기> 제작팀. 몸이 안 좋은 주연배우가 아픈 몸으로 갈매기와의 처절한 사투 벌이는 연기를 보니 눈물이 다 난다며 너스레를 떠는 이들은 덕분에 <갈매기>과 웃음에 짠한 감동까지 있는 유쾌한 B급영화가 될 거라고 장담했다.

자리 양보 좀 하란 말야~ - 휴먼 드라마 <무제> 현장

어차피 5명. 영화는 두 편. 제작팀은 애초부터 <갈매기>를 빨리 완성시키고 소품이자 휴먼드라마인 <무제>는 나중에 완성하기로 결정했다. <갈매기>의 촬영이 얼추 끝난 10월11일, <무제>는 지하철 장면 촬영을 시작했다. 지하철에서 다리에 깁스까지 했는데 늘 빈자리를 빼앗기는 사람, 요도염에 걸려 늘 빈자리를 재빨리 차지하는 사람. 지하철 한 자리 차지하는 게 얼마나 처절한 일인지를 보여줄 <무제>는 마지막에 깁스남이 참다못해 요도염남 무릎에 앉아버리면서 끝난다. 마지막 장면에 폭발할 두 주인공의 감정과, 그 순간 확대되는 지하철의 소음이 이 영화의 포인트. <테마게임>처럼 <갈매기>와 <무제>에 데자부 현상을 일으킬만한 장면을 준비할지도 모른다니 두 영화를 모두 본다면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